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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경 Feb 18. 2019

오늘도‘나’를 사랑하기 위해 수많은 ‘나’와 만난다.

가시나무에 앉은 수많은 내 모습에서  참 나를 찾는 여정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듣던 이 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조원경의 ‘22인의 명사와 함께 하는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 중 다른 이를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제대로 사랑해야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 속에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편에서 작가는 인상 깊게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가시나무 새> 노래를 결말에 살짝 끼워 둔다.

내 영혼이 커가듯 상대의 영혼도 커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사랑이라는 의미를 상징하면서...

화장을 하며 거울을 본다. 거울에 비치는 나는 하나지만, 실제 내 모습은 여러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나는 누구일까? 책은 ‘흔들리는 세상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하며  다양한 나를 조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와 그들을 비교하는 여행이 생소하지만, 의미 깊은 작업이었다. 나는 정말 수많은 인연의 결과로써 태어났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게 다르듯 어느 추운 겨울날, 코트를 입었다 벗었다, 부츠를 신었다 단화를 신었다 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 목소리에 오롯이 귀 기울는 연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내 이웃들, 나아가 세상에 귀를 기울이자는  22명의 명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나와 멀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들도 여러 아픔을 겪고 있는 인물들로 우리네 삶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는 과정은 그들과 함께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생각해 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책속의 22인은  널리 알려진 인물에서 다소 생경한 인물들까지 그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나를 만들고, 사랑하고, 지켜주고, 용기를 불어넣는’  인물로 다가왔다.

그중에서 내게 특별히 인상 깊은 세 명의 인물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 셰릴 샌드버그, 마윈,,,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들도 내게 특별히 다가 왔으나 이 세 명은 수많은 나의 본질을 읽어 가는 힘이 되어 줄 것 같다.   

       

고 스티브 잡스의 열정, 그는 어쩌면 스스로 위대하다고 믿는 일을 해야 진정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세상을 등진 것이리라. 죽음을 위대한 발명으로 여긴 그의 뜨거운 열정을 내 안에 불어넣고 싶었다.

그의 상실과 죽음, 점들로 이어진 인생에 대한 관점은 그가 단순한 IT 전문가가 아니라 철학자임에 손색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깨달음이 애플을 통해 ‘포스트 PC’ 시대의 개막으로 이어졌음을 부인하기 어려우리라.

같은 여자로서 셰릴 샌드버그는 내게 특별한 공감을 주었다. 남편을 여읜 슬픔과 고통을 회복하는 과정... 나를 넘어 우리의 가치를 말하는데, 파리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을 여윈 자들의 아픔을 승화하는 이야기는 감동 자체였다.

 내가 여기자라는 신분 때문이었을까? 책의 내용을 잠시 보자.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2015년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로 한 여성 기자가 죽었다. 셰릴은 그때 본 감동적인 페이스북 포스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었고, 모두가 눈물을 글썽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후, 나는 킬러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금요일 밤 당신들은 정말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내 사랑하는 아내, 어머니, 아이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내게 증오심을 유발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 17개월 된 아이는 여느 날처럼 평화롭게 놀고 있습니다. 이 어린아이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사는 것으로 당신들을 무시할 것입니다. 당신들은 내 아이에게도 증오심을 가지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계속 소리 내어 읽어 보며 줄을 쳐 보았다. 같은 여성으로서 공동체의 유대와 공감의 가치를 깨달아 공동체의 회복력을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 전적으로 지지한다.

샌드버그에게 갑자기 닥치는 불행은 누구나에게 다가올 수 있다. 그 불행을 뛰어넘고, 아픔을 승화하기 위해서는 진정 ‘나’를 온전히 사랑하고 나아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어려운 제리라.   

      

열정 하면 마윈 아니겠나. 이 불굴의 남자가 내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는 프레임으로서 뿐만 아니라 남자로서 이런 열정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는 우직함과 포기하지 않는 고지식함을 밀고 나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성공으로 연결시켰음을 알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서 각가지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그의 삶을 관조하는 철학이 요즘 세대들에게 꼭 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일론 머스크와 함께 열정을 불사르는 불사조 정신은 우리가 더 나은 나를 만드는데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의 주인공 22명의 삶을 생각해 보면서 저마다 인생을 바라보는 것에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관통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모두 예외 없이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다.

 나 자신이 무엇에 가슴이 뛰고 열광하는지, 어떤 일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지, 어떤 종류의 삶을 추구하는지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태도가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의 소중한 메시지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뻔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사람들의 삶의 노래에 내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내 마음에 양식이 되도록 생각하게 만들어 좋았다.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의 글빨도 책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외서가 아닌 우리 작가를 통해 세계 22인의 삶을 성찰해 가는 과정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은 드라마다. 진짜 나의 길을 가기 위해 분투해온 22명의 색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지만 뜨거워서 좋았다. 애플에서 해고된 스티브 잡스, 학교생활 적응에 실패한 일론 머스크, 남편을 상실한 아픔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했던 셰릴 샌드버그 등 시련의 이야기가 그들의 삶을 더 멋지게 만들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닌 것 같다.

 아마 그들은 그러한 아픔을  ‘진짜 나’를 찾아가는 모멘텀으로 삼은 것이 아니겠나. 역경을 기회 삼아 ‘나’를 제대로 살피고 헤아린 뒤 그들은 한 차원 높은 인물들로 새롭게 도약했다.  역경을 도약으로 연결하는 그들의  ‘비범함’이야말로 삶을 성공으로 인도한 모범 사례가 아겠나.

이들의 삶이 응축된 가슴 뛰게 하는 명언들에 밑줄을 계속 쳤다. 너무 밑줄을 많이 쳐 책이 어지러워져도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내 삶의 양식이 되기에. 나를 포함하여 젊은 세대들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명언을 생각하며 눈을 감고 ‘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해 보리라.    

     

“만일 당신이 가장 운 좋은 인류의 1%에 해당한다면 당신은 나머지 99%에게 빚을 진 것이다” 워런 버핏    


“배움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배움을 사용할 때 가치를 더해야 합니다. 공공복지 같은 가치 있는 일에 배움을 써야 해요. 방법은 다양합니다. 정부에서 일할 수도 있고, 자원봉사나 공동체 지원도 있죠. 학교·교사 연계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어요. 내가 유리천장을 부수려는 전사란 것 다 아시죠? 내 생애의 목표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해요. 열린 사회적 네트워크 세계에서 ‘교제’는 더욱 중요해졌어요. 좋은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분을 도와줄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고 영감과 아이디어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세요. 나쁜 네트워크는 여러분을 나락으로 몰고 갑니다. 그리고 소통하고 듣는 방법을 배우세요. 훌륭한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하세요.” 캐럴 바츠     


“약을 삼키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환자에겐 필요한 법입니다.” 스티브 잡스    



“삶이란 부서지기 쉬워요. 아무도 내일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던져야 합니다.” 팀 쿡     


직장 생활 5년 차. 삶의 무게를 실감하도록 하는데 이 책은 활력소가 될 것이 분명했다. 요즘 ‘나’가 분명히 인기가 있는 소재다. 책들을 보면 타인의 삶과 상관없이 ‘나의 길’을 가라는 메시지들로 넘쳐난다.

 이 책은 좀 달랐다. 책을 통해 진짜 내 길을 가기 위해서는 나를 성찰하고 타인의 삶과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좋았다.

천편일률적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오늘 나는 다른 옷을 입는다. 어제의 나는 나였다. 오늘은.. 내일은... 그렇게 매일 나는 나를 찾아간다.       


by 어느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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