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항상 10월 둘째 주 월요일이 캐나다 땡스기빙데이다. 이날은공식적인 공휴일로 재정이 되어있다. 한국 4대 명절 중에 하나인 추석과 같은 의미를 가졌다고 보면 된다. 한국과 캐나다는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가을이라는 태마를 가지고결실이라는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는 동일하다.또한, 명절이라는 분위기 또한한국과 별다른 차이 없이 가족과 함께 나눈다.
땡스기빙데이가 매년 고정된 월요일이다 보니 한국처럼 기본적으로 3일이라는 연휴가 주어진다. 이번에도 가을 날씨 탓에 40프로 이상의 국민이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연휴 마지막날인 날에 아쉽게도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붉게 물들어간 잎새마저도 가을비에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길거리에 수북이 쌓여만 간다.
아내는 밴쿠버에 살고 있는 작은 아들 내외를 집으로저녁식사를 초대했다. 보통땡스기빙데이하면 칠면조 같은 요리를 연상하지만, 우리 가족은 한국 정서가 깃들여진 감자탕을 먹기로 했다. 아내는 일찍부터 감자탕 재료인 등뼈를 물에 담가 놓고 감자탕에 들어갈 우거지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묵은 김치를 사용했다. 일단 묶은 김치를 물에 깨끗이헹구어 채반에 올려놓았다.
5시 전에 아들 내외가 집에 도착했다. 여정대로 정확히 5시에 저녁식사가 식탁 위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들은 별도로 엄마에게 볶음밥을 주문한 듯하다. 감자탕에 볶음밥까지 만들어 놓았다.
"엄마! 감자탕에 김치를 집어 놓았네"
아들은 우거지가 아닌 다른 재료를 집어 놓았다는 것을 맛을 보는 순간 즉감적으로알아챘다.
"엄마! 그래도 우거지보다는 맛은 없지만 감자탕은 옛날 맛 그대로라맛이 있네"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때 캐나다로 유학을 왔다. 한국 음식에 대해 민감할 정도로 한국 음식이나 한국 정서도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이외로 감자탕에 대한 맛을 정확히 파악하고있었다. 남달리 입이 예민하여 쉽게 음식맛의 평가를 정확히 가려내었다.
식탁에 감자탕과 밑반찬으로 김치와 오이 무침이전부이다. 밑반찬에는 아무도 손이 가질 않았다. 감자탕을 먹으려는 순간 갑자기 아내는먹고 있는 감자탕 먹는 것을 잠시중단시켰다. 다름이 아니라 감자탕에 들어가야 할 감자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감자탕에 들어갈 감자를 별도로 삶았다고 한다. 이전에는감자탕에 감자와 함께 끓였는데 이번에는 색다른 맛의 변신을 위해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본 듯하다. 아내는 삶아온 감자를 썰어서 각자가 ㅇ석으려는 감자탕에썰어 놓은 감자를 추가적으로 집어넣었다.
"엄마! 감자탕에는감자가 같이 들어간 상태에서 끊여야 감자탕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번 감자탕에 감자는 국물 맛이 베여 있지 않아 싱겁기만 하네"
아들은 감자탕 맛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감자탕에감자가 빠질뻔했네"
"아빠 감자탕에 지금 집어넣은 감자는 그냥 감자일 뿐이에요"
"그럼?"
감자탕에 감자가 들어가 있어서감자탕이라는이름이 붙어진 것으로만 그동안 알고 있었다. 아들은 감자탕 유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돼지 등뼈 부분에감자라고 불리는 부위가 있다고 한다. 지금 먹고 있는 등뼈 부분이다. 그래서감자탕이라고 한다.
"아빠가 60세가 넘도록 감자탕에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지만 알았네 ㅎㅎ"
한편으로 창피하기도 하고 무지 같은 느낌이들어가는 순간이다.
평상시 감자탕을 먹으면서도 등뼈가 뚝배기에 전부를 차지하고 달랑 감자는 하나도 아닌 반쪽 정도밖에 없는 것을 보고 왜 굳이 감자탕이라고 이름을 정했을까 감자탕을 먹을 때마다궁금했었다.
감자탕에 이름이 감자가 들어가 감자탕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의 글을 보면서 알게 된 사람이 아마 대다수는 아닐까 싶다.
외국에서 맞이하는 땡스기빙데이. 취지는가을 결실에 대한 감사함을 나누자는 것이다.캐나다 추수감사절에 한국인들이 굳이 캐나다의정통적인 방법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인들에게 음식은 우리네 전통음식 중 하나인 감자탕을 먹는 일이 특별한 땡스기빙데이의 음식이 되어 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보는 저녁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