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진실 속에서 변화한 나를 찾았다

60대의 또 다른 시작, 마음속에 열정은 여전히 남아있다

by 김종섭

50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나는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오면, 대답을 듣고 생각했던 나이와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 때마다 자만심이 우쭐한 반응을 살짝 내비치었다. 그땐 하치 의심 없이 남들의 반응을 진심이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반응자체도 차차 줄어들었다. 세월에 무게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대부분 내 나이를 정확히 짐작하는 사람이 많아져갔고, 다행히 내 나이보다 더 많이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라고 위로하고 산다.


처음에는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거울은 정직하다. 샤워 후 거울을 보며 "아직은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날도 있었지만 차츰 거울 속에 비추어질 때마다 한숨만 나오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대형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하루를 기분 좋게 열어주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울 속 모습이 예전과 다르다. 지금은 똑같은 거울 속에 내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치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눈 밑이 처지기 시작하였다. 예전에는 두툼한 눈밑이 애교 살이라 하여 보는 이의 부러움을 샀는데 이젠 "이게 정말 나인가?" 거울을 볼 때마다 씁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내의 적극적인 권유도 있어 결국 하안검 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 처음엔 겁도 나고 굳이 이렇게 까지 얼굴에 신경을 써야 하나 자존심이 상했지만, 수술 후 또렷해진 눈가를 보며 이전의 내가 된 나에게 자신감을 찾아냈다.


눈가의 고민이 해결되자 또 다른 변화가 보여왔다. 나잇살이 그 주범이다. 50대까지만 해도 허리사이즈는 한치 변함없이 줄곧 32인치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기 불편할 정도로 뱃살을 경멸하고 있다. 뱃살 줄이기를 결심하고 "운동과 식단 조절을 해야지"라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천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런 변화를 겪는 것은 단순히 몸의 변화만이 아니었다. 기억력이 감퇴되고 자신감이 차츰 두려움으로 바뀌어 나가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러한 나의 사고와 행동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안검 수술도, 나잇살과의 전쟁도 결국 나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들이었다.


이제는 몸의 변화를 받아들인다. 변화는 단지 나를 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사랑하도록 만들어주기 위함에서이다. 사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돌보지 않고 또한,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60대가 되면서,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 가기로 했다.


몸은 변하고 나이는 들어가지만, 마음속에 열정만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앞으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며 새로운 시작을 이어가려고 한다. 60대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라는 마음으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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