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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an 03. 2025

가족과 함께 새해 꿈을 나누었습니다

60대의 삶과 다음 세대를 위한 조언을 남겨둔다

말로만 이루어지는 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세상은 결코 말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말로만도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이었다면 삶이 지금보다 더 쉬웠을까, 아니면 여전히 의미 부여 없는 세상이었을까?


아내의 생일날, 작은 아들 내외와 송년회를 겸해 조촐한 식사를 나누었던 일을 다시 정리해 보았다.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서로의 새해 꿈을 나누었다. 나는 새로운 이직을 희망했고, 아내는 가족 모두의 건강이라는 소박한 소망을 이야기했다. 아내의 꿈은 희망이라기보다는 간절한 바람에 가까웠다. 작은 아들은 베트남어를 배우겠다고 했다. 며느리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캐네디언 2세이다. 간단한 소통 정도 할 수 있는 정도를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아마도 배우자의 인척들 중 언어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소통하려 하는 의지가 돋보인다. 며느리 계획 또한 아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했다. 삶의 중심에서 꿈을 이야기하는 나이에 이들의 계획은 젊음 나이에 다소 소박하게 느껴졌다.


안정된 삶 속 소박한 꿈,

아들과 며느리는 비교적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며느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유명 의류 브랜드 회사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 중이다. 주 5일 중 2일은 사무실로 출근하고, 3일은 재택근무를 한다. 연봉은 오래전에 1억 원을 훌쩍 넘겼고, 직책은 매니저급이다. 작은 아들은 전기 기술자로 일하며, 지속적으로 학업을 병행해 나가면서 기술등급 자격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시급은 약 45달러로, 기본 근무만 해도 월 7,200달러 정도를 번다. 여기에 추가 근무와 개인적으로 맡는 일이 더해져 수입은 더 늘어난다.


아들에게 이직을 권유해 본 아빠의 마음은 소방관이나 경찰 같은 공무원직으로 이직을 권유해 보았다. 특히 소방관은 전기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채용 특혜라는 문호가 폭넓게 개방되어 있다. 하지만 아들은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가족생활의 리듬이 깨진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앞으로 아이를 낳고, 부부가 함께 양육하며 정서적인 안정된 삶을 누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백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60세 정년 이후에도 많은 삶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술직은 나이에 제한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아들은 정년 이후에도 일을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벌써부터 계획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아빠의 꿈, 젊음의 특권이었나,

나는 퇴직 후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 젊었을 때는 직업에 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단순히 행복을 추구하며 살았다. 젊음이란 얼마든지 직업을 바꾸고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젊은 날의 생각은 오류가 있었다. 중년의 숙련된 시간을 보내고, 60대에 접어든 지금, 경제적인 안정이 더 중요해졌다.


만약 아들처럼 미래를 내다보며 직업을 선택했다면, 지금처럼 간절히 이직을 꿈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글은 60대의 삶과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작은 조언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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