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엄마는 우리가 엄마네 윗집으로 이사하기 이틀 전 서울에 사는 언니 동생과 함께 외할머니 기일에 맞춰 엄마의 형제들이 다 모여있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막내 이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큰 이모와 함께 대구로 가는 길에 휴게실에 들렸다. 내 기억으로는 벌써 한참 전부터 엄마는 화장실 가는 걸 정말 잘 참지 못했다. 뭔가 웃을 일이 있으면 다리를 먼저 꼬곤 했다. '애 셋을 자연분만으로 출산하고 이렇게 질금질금 싸는 걸 이겨낼 사람이 있을 줄 알아? 너희도 낳아봐. 엄마 마음 알걸' 엄마가 매일 노래 부르듯 하는 말이다. 이모들이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 엄마는 후다닥 일을 보고 나와서 잽싸게 간식 코너에 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간식을 샀다.
우리와 엄마가 같이 어디를 갈 때면, 언제부터인가 먹겠다는 엄마와 못 먹게 하려는 우리의 다툼 아닌 다툼이 피곤했다. 당뇨 때문에 먹는 걸 항상 조심해야 하는 엄마지만, 빵순이에 떡순이 엄마는 특히 찹쌀도넛은 그냥 못 넘어가고 반드시 사서 입에 넣고 말곤 했다. 우리가 없을 땐 막내이모가 우리의 역할을 하곤 했다. 막내 이모가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에 엄마는 휴게실 간식 코너에서 찹쌀 도넛을 획득하고 이미 하나는 손에 들고 입에 넣고 있다가 막 나온 이모와 눈이 맞았다.
"아. 언니!! 왜 그러는데, 그건 또 도대체 언제 샀노. 그런 거 엄마 먹이지 말라고 애들이 얼마나 나한테 신신당부를 했는데, 정말 와 이러는데~"
"야, 좀 먹자 먹어. 이거 하나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게 하나. 니는. 애들 없을 때 좀 먹자. 내 뭐 앞으로 얼마나 산다고, 이거 얼마나 많이 먹겠나."
엄마는 먹던 대왕 찹쌀 도넛을 입에 다 넣고 손가락까지 쪽쪽 빨았다.
막내 이모는 엄마 손에 들린 찹쌀 도넛 3개가 더 담긴 비닐봉지를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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