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구나, 젊어, 다들 젊구나!!!!! ㅠ.ㅠ
쥬드 로, 니콜 키드만, 르네 젤위거, 심지어 2분도 안 나오고 사라지는 단역 킬리언 머피까지,
다들 어쩜 이리도 젊을 수가 있나!
명배우들의 아름다웠던 리즈 시절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쟁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쥬드 로는 잠시 세수만 시켜놓으면 얼굴에서 빛이 나고,
니콜 키드만의 광채는 그야말로 천장을 뚫고 나갈 기세이며,
르네 젤위거 특유의 생명력과 생동감, 그리고 귀여움은 그야말로 활어처럼 펄떡거린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8년 전 영화이다.
와우!
내가 20대 후반에 보았던 이 영화는 분명 사랑 영화였다.
나에겐 그저 인만이 에이다와 재회할 것인가, 못 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40대 중반이 되어 다시 본 이 영화는 처참한 전쟁 영화네.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 전쟁을 빌미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무시무시한 내전 말이다.
우리 민족에게도 익숙한 스토리라 그런지, 더 끔찍하다. (느낌 아니까. ㅠ.ㅠ)
이 영화 속에서 남자들은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인다.
심지어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까지도 어떻게든 다 찾아서 다시 죽인다.
반면에 여자들은 어떻게든 살리고, 살리고, 또 살린다.
거의 죽을 뻔한 사람도 살려내고, 죽음보다 못한 삶이 남아있는 사람까지도 끝내 살게 한다.
살아서 끝내 좋은 날을 보게 만든다. 기.필.코.
누구보다도 약하지만 함께 할 수 있기에 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모질게 생명을 이어가는 여성 서사가 일품이다.
특히 이 영화에서 제일 놀라웠던 점은,
이 불행한 전쟁과 위험과 궁핍 가운데서도 여성들이 계속해서 행복과 즐거움을 지켜나간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 힘든 와중에도 개인적으로 생존을 터득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며(에이다),
자신이 살아온 것과 전혀 다른 문화에서 자라온 사람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었으며(루비),
극한의 슬픔을 잊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생명을 이어나가는 결심을 했다(샐리).
정말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짧은 몇 번의 만남이었을지라도,
누군가에겐 평생 동안 모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충분한 힘이 된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
역시 양보다는 질이구나.
역시 그런 거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