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며 긴 세월을 홀로 지낸 인생의 낙오자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고양이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하기 시작한다. 고양이는 뭐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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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넘게 질문 글쓰기를 하면서 드는 생각.
질문 자체에 이미 질문을 만든 사람의 편견이 들어있구나... 하는 생각.
'고양이 한 마리만 키우며 긴 세월을 홀로 지낸 인생의 낙오자'
=> 이 한 문장에 얼마나 많은 편견이 들어있는지, 질문을 만든 사람은 혹시 알고 있을까?
고양이 한 마리는, 생명 하나인 것이고,
생명 하나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수고와 노력과 돌봄이 필요한 위대한 일이며,
그것을 긴 세월 동안 해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며,
심지어 홀로, 고양이에게만 집중하면서 오롯한 사랑으로 키워왔다는데,
여기 어디에서 '인생의 낙오자'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는 건지!
나는 그게 더 신기하다.
이 질문을 만든 사람은 고양이만 키우며 살면 인생의 낙오자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긴 세월을 홀로 지내기까지 하면 더더욱 인생의 낙오자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웬열~! (응팔 성덕선 목소리로)
만약 이 상황에서 고양이가 갑자기 말을 할 수 있다면,
내 생각엔 "고맙다"라고 말할 것 같다.
늘 밥을 챙겨주고,
늘 곁에 있어주고,
늘 함께 놀아줘서,
버리지 않고, 떠나지 않고, 내버려두지 않아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내가 고양이라면. 난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그리고 한 마디 더,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너에게 '인생의 낙오자' 운운하는 다른 인간들의 말 따윈 귓등으로라도 듣지 말라고.
넌 대단한 사람이라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귀한 사람이라고,
그렇게 말해줄 것 같다.
어후, 간만에 또 열 바짝 오르는 질문이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