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 20년 뒤에 어떤 것이 사라질까? 그리고 무엇이 그것을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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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을 딱 보는 순간 엄마 밖에 생각이 안 나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랑 둘이서 살고 있는데,
지금 엄마가 73세시니까, 20년 후면 93세.
과연 그때까지 엄마가 내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요즘 주변에 보면 100세 넘기시는 어르신들도 꽤 계시긴 한데,
과연 안 그래도 허약한 편인 울 엄마 체력이 앞으로 20년을 버텨줄 수 있을까?
와... 이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골골 100년이라고, 병약 체질인 우리 모녀가 둘 다 장수할 수도 있는 거고,
말년에 병이라도 걸리면, 둘 중 누구라도 금방 가는 거고,
그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만약에 20년 뒤에 엄마가 사라진다면,
더이상 내 곁에 엄마가 없다면,
무엇이 엄마를 대체하겠느냐고?
사실 엄마를 대체할 것은 아무것도 없지.
엄마는 독보적인 존재니까.
대체가 안 되니까 그냥 그 구멍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지.
하지만 제일 걱정되는 건 하나 있다.
내가 엄마 없이 독거 노인으로 늙어가게 된다면,
내가 아플 때가 제일 걱정이다.
최근에도 밤 11시 넘어서 갑자기 급체 증상이 나타나서,
하늘이 뱅글뱅글 돌 정도로 어지럽게 됐는데,
그때 엄마가 등을 두드려 주고,
손 마사지를 해주고,
발바닥도 눌러주고,
마시는 소화제를 먹이고...
온갖 활인술을 펼쳐주신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려서,
다음 날 수업을 차질 없이 다녀온 적이 있었다.
전에 엄마가 비슷한 증상이 생겼을 때도 내가 똑같이 해드렸었고.
그런데 만약 나 혼자 있다가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부디 119에 전화할 정신이라도 남아 있기를 바랄 뿐... ㅠ.ㅠ
내 노년에 돌보미 로봇이 혼자된 나를 돌봐줄 거라는 기대는 솔직히 그리 크지 않다.
설령 그런 애가 출시되더라도,
아마 사람만은 못할 확률이 당연히 높을 것이고,
상용화가 되지 않는다면 가격도 어마어마할 것이고,
일 시키다가 답답해서 내가 먼저 죽지 않을까... ㅋ
한평생 솔로로 살기로 결심했을 땐,
이 문제에 대한 각오를 미리 하는 것이 필수인 것을.
바로 혼자 죽을 용기.
그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