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출생일기 Day 160s
지난주부터 비스듬히 앉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부터는 아예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앉는다. 허리에 힘이 생기기 시작해서 그런지 자세도 꼿꼿해졌다.
뒤집기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뷰가 Upside down 180도 달라졌고, 이제는 앉기 시작했으니 또 한 번 시각의 변화가 생겼다. 근처만 보다가 이제는 좀 더 멀리 보는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거실에 있다가도 멀리 있는 엄마가 보이면 활짝 웃고 반가움을 표시한다. 조그만 매트 위 생활도 이제 곧 청산하고 가고 싶은 곳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한 단계 진화한 호박이를 보며 뿌듯한 마음과 함께 혹시나 뒤로 넘어져 뒤통수가 깨지지는 않을까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려워졌다. 그래도 비스듬히 앉을 때부터 몇 번의 '쿵'으로 넘어지면 아프다는 것을 아는지 체중을 앞으로 싣고 있어 아직은 다치거나 아파하지 않았다.
꿀벌 모양의 머리 쿠션을 사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의 '쿵'으로 학습된 안정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아마 호박이의 움직임으로 볼 때 꿀벌을 등에 달아놔도 금세 벗어던질 것 같아서 무용지물 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나날이 필요한 것이 생각나는 육아 템이지만 이제 기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울타리를 구매해야 할 차례가 온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