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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쌤 Mar 14. 2022

좋은 영화! 나쁜 영화?

가끔은 철학자가 됩니다(5)

일반적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결정한 것인가.

또한 언제 결정된 것인가.

이 질문에 보다 명확히 답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것의 예'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영화라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매트릭스는 정말 좋은 영화야. 지금까지도 매트릭스에 대해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고 있거든. 킬링 타임용 영화는 쓰레기같이 버려지고 말잖아. 좋은 영화는 매트릭스 같아야 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영화는 수많은 해석이 가능하고, 시대가 바뀌거나 지나도 언급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대단히 당연하고 정확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영화와 대비될 나쁜 영화가 존재해야 한다.

만약 좋은 영화들만이 존재한다면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의 구분이 사라질테니, 그저 영화만 존재하게 된다. 

마치 선과 악에서 악이 빠져 버린다면 선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선'이라는 단어는 완전히 그 의미를 잃게 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것은 어떠한 예외를 전제로 한다.

좋은 영화라는 일반적인 견해를 뒷받침할 나쁜 영화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쁜 영화(예외)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는 좋은 영화(일반적인 것)에 대한 설명도 불가능해진다.


좋은 영화가 먼저 존재했을까, 나쁜 영화가 먼저 존재했을까.

이 물음을 통해 우리는 변증법적인 통합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좋은 영화도 나쁜 영화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영화를 예술로 취급하면서 예술에 대한 척도를 생산해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의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가 존재하게 되었다.

예외와 일반적인 것은 이렇듯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었지만 어떠한 사회적 혹은 집단적 척도와 기준에 따라 나뉘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예외와 일반적인 것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예외들은 일반이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리고 사회와 집단은 언제든 예외를 일반으로 바꿀 힘이 있다.

그런 예들은 굉장히 많다.

제3세계 음악이라고 치부되던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벤다 빌릴리는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다.


예외는 대단한 열정으로 일반적인 것을 사고한다.

예술은 대단한 열정으로 일반화된 세상을 사유한다.

그러니, 예술의 숭고한 가치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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