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하지?

천천히 생각하다.

by For reira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앞날의 고민이 어릴 적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릴 적 고민하는 것은 고민의 시작 일뿐이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어릴 때 고민하는 자신의 적성에 대한 것은 사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직접 부딪혀 가면서 알기 어렵다. 그냥 참고서처럼 나오는 커다란 직업 관련 책을 보거나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자신의 진로를 정하게 된다. 그나마 예체능 쪽으로 전공을 갖는 사람들은 매우 어릴 때부터 그 길을 선택하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고민을 덜하게 되지만,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 하는 고민은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즉 빠르게 진로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그 안에서 성장할수록 또다시 다른 고민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앞날에 대한 고민의 굴레는 정말 끝이 없다. 결국 사람은 어릴 적 선택한 나의 길에 대해서 무수히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방향을 정하게 된다.


재밌는 점은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나이나 시기와 상관없이 '늦었다'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대부분은 '나는 이미 늦은 나이인데 아직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늦었다고 느낀다는 것은 주변과 비교를 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사람은 막막하다고 느낄수록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주변을 보면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고민 없이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왠지 다른 사람보다 항상 뒤처지는 느낌도 들고, 이러다가 차일피일 시간만 보낼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점점 초조해진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나보다 더 빠른 시기에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나보다 더 늦게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결정을 하고 부지런히 앞을 보고 있을 때는 그런 점들이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그 시간이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이다. 그럴 때는 주변을 돌아보면 나만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조급해지면 나는 나를 돌아볼 시간을 잃게 된다.


앞날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열심히 달려왔다는 것과 같다. 내가 어느 정도 성장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지를 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잠시 멈춰진 그 시간에 내가 얼마나 힘차게 달려왔고, 내 앞에는 얼마나 많은 선택지가 있으며 그것들 중에서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뭘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는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충분히 쉬면서 생각해야 한다. 충분히 생각하지 않으면 결정을 내리고 나서 망설이게 된다. 이것이 옳은지 저것이 옳은지 망설여진다면 아직 생각의 정리가 충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둘러서 결론을 지으려 할수록 망설임은 더 강해진다.


내가 무엇에 관심 있는지도 천천히 찾아보고, 어딘가 가서 생각 없이 구경도 해보고, 일상적인 작은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나에게 충분한 휴식과 생각할 시간을 주면 어느 순간에 조금씩 내가 '정말 고민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막막하던 수만 가지의 길중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물론 그렇다고 그 길이 한 번에 딱 한 가지로 굳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만 가지 중에서 열댓 가지로, 열댓 가지 중에서 두세 가지로 점점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줄여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원하는 가짓수를 줄여야 그때서야 진정한 고민과 실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내가 지금 하는 고민은 오 년 뒤 십 년 뒤에도 또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안정되게 자리 잡아도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한은 사람은 꾸준히 자신의 길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다른 사람도 다 똑같다. 다만 서로의 시기가 다를 뿐이다.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일단 천천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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