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선택하게 된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한 가지의 결론을 내렸다고 해도, 충분히 앞을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해도 어느 순간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인지 고민될 때가 있다.
만약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아예 적성에 안 맞는다고 하면, 다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적성에 안 맞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될 때가 있다.
이러한 고민은 의외로 내가 어떠한 일에 발을 들여놓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충분히 고민하고 나와 잘 맞는 것 같아서 일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면 할수록 또다시 앞날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길로 갔어야 하는 게 아닌가에 대한 생각부터, 내가 이 길을 끝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까지 그 고민은 다양하다.
특히 대학교 초년이나 직장의 초년에는 이러한 고민이 더 배가 된다. 분명히 열심히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왜 계속해서 고민이 되는 걸까. 그리고 이미 선택했음에도 다른 분야의 길이 계속 눈에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주위를 둘러보면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발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기획을 하면서 음악을 하거나, 혹은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만의 작은 가게를 차리거나 하는 등 한 가지 일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면 자신이 관심 갖고 있던 다른 일을 하나씩 더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그리고 그 영역은 자신이 원래 하는 일과 맞닿아 있을 수도 있고, 전혀 관계가 없을 때도 있다.
'나'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의 적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적성이나 흥미를 다 이끌어내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작은 정보를 가지고 한 가지를 선택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고개를 들었을 때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 많은 정보들을 보다 보면 자신이 그전에는 몰라서 관심을 갖지 못했던 다른 분야들이 생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점에서 '진작에 이것을 알았으면 이일을 했을 텐데'와 같은 후회와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흥미 거리에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이미 하던 일이 있으므로 관심을 보이되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늦었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라는 것은 내가 그 분야에 흥미가 있고 적성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같다. 똑같은 것을 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는 사람도 있지만 ' 재밌어 보여서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생각은 그 사람의 성향이나 적성에 맞춰서 다르게 다가온다. 막연하게 관심이 생기면 그 일에 일단 발을 들여놓아 봐야 한다. 조금 하다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돌아서서 나오면 된다. 그리고 하다가 더 많은 흥미가 생기면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면 된다.
생업으로 하기에는 이미 늦었을지 몰라도, 또 다른 '나의 무엇' 인가가 그 안에서 생길 수도 있다. 혹은 의외의 재능으로 늦게 시작해도 남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도 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여러 가지에 관심이 가도 괜찮다. 일단 내가 관심이 생기는 분야를 조금씩이라도 경험해보자. 그리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관심이 계속되는 것은 조금씩이라고 계속 시도해 보야한다.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아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볼 수가 있다. 해보지 않으면 여러 가능성을 찾을 수도 없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선택할 수도 없다.
그러한 관심거리가 때로는 나의 취미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제2의 직업이 되기도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배우고 경험해 보자. 무엇인가를 배우고 경험한다는 것이 또 다른 나의 길을 준비하는 밑바탕이 된다.
한번 관심이 생긴 것에는 시간이 지나도 그 관심은 떠나지 않는다. 늦었다고 시작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해보는 것이 좋다. 충분히 납득하고 관두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는 '그 때라도 해볼걸'이라는 후회가 남게 된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서 고민이 된다면 일단 해보자. 지금 하는 새로운 경험이 후에 또 다른 여러 길을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