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다.
진로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겁내는 것은 내가 선택한 무엇인가를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하나씩 버려가는 것도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충분히 고민하고 약간의 경험을 통해 마음을 굳혔다고 해서 그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 없다. 내가 겉에서 보는 것과 실제 그 안에서 경험하면서 보는 길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잘해 나갈 수 있고 흥미를 가지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지 않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러한 생각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들게 되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의 친구 중 대학교에서 전공을 총 4번을 바꾼 사람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 과정에서 학교도 3번 정도 변경을 했다. 꽤 늦은 나이까지 공부를 했으나 결국 생업을 위한 일은 그 4개의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길을 찾았다.
어릴 때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 늦었는데 다시 새 길을 가다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러한 결단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왔을지를 알 수 있었다.
조금 경험해 보고 쉽게 방향을 바꾸는 사람을 보고 흔히 '꾸준하지 못하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최대한 빨리 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선택지에 뛰어들어 경험하고 아니라는 판단을 빨리 내려서 돌아서는 것 일수도 있다. 실제로 위의 친구를 옆에서 보면 누구나 다 '열심히 산다'라고 말을 했다. 즉 그 사람은 여러 길을 최선을 다해서 경험을 한 후 아니라고 생각할 때 빠르게 돌아서서 나오는 결단을 한 것이다.
노력해 보고 선택지에서 뺄지 말지 정하는 것은 쉽게 포기하는 것과 다르다. 오히려 충분히 노력해 보지 않았을 때 무엇인가를 버리는 것이 더 어렵다. 자신이 제대로 해보지 않았을 때는 내가 보지 못한 무엇인가가 미련처럼 남기 때문이다. 그 그러나 관심을 갖고 열심히 부딪혀 본 사람은 미련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맞는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고민하지 않고 버릴 수 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종종 '해봤는데 나중에 아니면 어떡하냐'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좋아서 시작했는데 왠지 나중에는 '하기 싫어진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해봤는데 나중에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다른 것을 시작하면 된다. 내가 쌓아 올린 경험은 절대 없어지지 않고 언젠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나를 도와주게 된다. 후에 어떤 일을 내가 하기 싫어진다면 그 일에 대한 나의 마음은 '거기까지' 인 것뿐이다. 그 마음이 거기까지라고 해도 나를 탓할 필요는 없다. 나의 능력은 생각보다 많고, 내 인생은 생각보다 길기 때문이다.
살다가 뒤돌아 보면 내가 지나온 시간 속의 '나'는 매우 어리고, 정말 많은 가능 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볼 때 똑같이 생각을 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더 늦어 보이는 시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내가 언제나 다시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그 시기가 언제가 되더라도 절대 늦지 않다.
내가 선택한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는 사실을 겁내서 아니라고 생각하는 길을 계속 갈 필요는 없다. 버리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무엇인가를 버려야만 보이는 새로운 길도 있다. 만약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의 결론이 '아니다'에 가깝다면 용기를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