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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제 Apr 18. 2023

건축가가 자연을 대하는 방식

-안도 타다오에 대한 관점

안도 타다오의 건축의 포인트는 자연을 삶으로 끌어온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자연에 둘러싸인 채로 살아왔지만 그곳들이 도시화가 되는 만큼 우리는 자연을 잃어왔거든요.

낮에는 해가 세상을 비추고 그 해가 저물면 빛이 필요한 것을 내려놓아야 하죠. 날이 춥고 더울 때는, 춥고 덥게 있는 게 자연이고 삶이었습니다.

그의 건축에서 자주 보이는 지점 그리고 안도 타다오의 연설에서도 수없이 하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도 타다오의 이미지로 [노출콘크리트 + 닷, 깔끔한 외장]이 각인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노출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기에 이해는 합니다만 솔크 인스티튜드와 같이 안도의 건축물 이전에 지어진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만 보더라도 그 특징들은 노출 콘크리트 자체의 특징임을 알 수 있겠죠.(하지만 그들이 그 정도로 관심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노출콘크리트 - 저는 안도가 비용 절감의 문제로 외부 마감 없이 노출콘크리트로 사용했다는 주장에는 오롯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즈마 하우스에서 보이듯 자연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올 노출콘크리트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더 찾다 보니 안도 센세가 정말 ‘돈이 없어서’라고 했다더군요..)

닷, 깔끔한 외장 - 어쿠스틱 기타 녹음 시 생기는 치찰음을 연주자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별개로 많은 대중들은 이 소리를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콘크리트의 닷은 연주상 생기는 최소한의 잡음 딱 그 정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안도 다다오 사무실의 신입의 첫 업무로는 “완공된 건물의 콘크리트 외장 빼빠질이다”는 농담도 있던데, 그의 디테일을 엿볼 수 있는 농담 같습니다.


닷은 거푸집의 고정을 위해 사용되는 줄의 흔적입니다. 닷은 완전히 매울 수도 있고 타다오의 건축과 같은 방식의 처리도 가능하기에 결국 선택의 영역입니다.

안도 타다오가 닷을 완전히 매우지 않은 이유에 ‘미감’도 몫을 하겠지만 그를 대변할 특징으로 보기엔 힘듭니다.


안도가 건축에서 르 꼬르뷔지에의 서양 건축양식을 동양적인 사상과 방식에 결합했다 등의 이야기도 너무 즐거운 이야기지만 제가 느낀 경외감은 다양한 경험의 제공입니다. 

동선, 공간이 형성되는 접근 방식이 참 재미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몸을 더 틀고 또는 빛이 가득한 터널을 통과하며 마주한 새로운 동선을 지나서 펼쳐지는 뷰와 그곳에서 보이는 자연을 직접 마주한다면 너무 황홀하지 않겠습니까? 사실은 자연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의 근원이라 할 수 있으니 결국 안도의 접근방식은 자연을 마주하는 자세로 보이기도 합니다. 

온천은 포기해도 되니 언젠간 안도 센세의 건축물들을 보러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 안도를 안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제가 꿈꿔왔던 공간 구상의 최종 결정체와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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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렌테리어가 몇 년째 유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없지만 카페 륙에도 개업 때 선물로 받은 수많은 화분을 이용해 식물 곁에 있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식물을 좋아합니다만 플렌테리어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어거지를 싫어하거든요. 물론 구상 중인 인위적으로 자연을 끌어오는 콘셉트도 있습니다만 새로운 경험의 제공이라는 면에서는 제 구상은 플렌테리어와 다른 결을 지니고도 있습니다.


저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과 자연 두 가지를 각각 좋아합니다. 그리고 구성하는 공간에 자연을 끌어오는 것도 참 해보고 싶은 일인데 실상은 어렵습니다. 그보단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적인 구상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합니다. 재미난 구상을 해보고 스케치도 해보지만 아무래도 륙에서 하기에는 난관이 많기도 하더군요. 돈도 꽤나 들것 같아 어렵겠습니다.

물론 언젠가 돈을 벌어 새로운 공간을 구상할 여력이 생긴다면 안도 센세와 같은 자연을 사람의 곁으로 들여오는 접근 또는 여러 동선 시퀀스를 통해서 제가 제공하고 싶은 경험의 전달을 시도해보고 싶네요.


+

제 방에 쳐진 암막커튼 사이로는 빛이 조금 들어옵니다. 그 빛은 제게 시간도 알려주고 그날의 광량을 알려줍니다. 치다 만 커튼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 틈에 꽤나 행복하더군요.


어느 회사의 제품에서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에 영감을 받아 제작하였다는 재품입니다. 

안도의 건축을 이해했다면 빛이 들어오는 슬릿으로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홍보 방식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단지 노출 콘크리트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면 안도를 굳이 언급할 필요가.. 홍보적인 측면에서는 있겠군요. 안도 타다오 전도 진행중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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