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눈치가 보이는 일이다
누가 봐도 명확히 아픈 정도의 상태라면 모를까.
조금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는 일은 눈치가 보인다.
이 정도면 다른 사람은 참을 텐데.
내가 아프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이 갖게 될 부담이나 배려를 생각해서라도, 나는 조금 아픈 것에 대해 너무 쉬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기보단
술 한잔 하자고 한다거나
투덜대는 수다의 형태로 흘려보내는 방법을 택한다
의외로 아플 때 아프다고 편하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아프다
조금, 아프다
나는 조금 아파서 조금 아프다고 말한다
조금만 아픈 것을 조금만 아픈 그 자체로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너무 과하게 유난 떨지 않고,
반대로 별 일 아니라는 듯 무시해 넘겨버리지도 않고, 딱 아픈 만큼만
아프다는 것을 알아줄 사람
그런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픈 사람이
듣는 사람을 신경 쓰는 대신
자신의 아픔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우리들 곁에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가 외로운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