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개월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모든 생활에 만족해가던 어느 날,
우연히 받은 갑상선 검사에서 갑상선 유두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조직검사를 들으러 혼자 병원으로 갔었다. 별거 아닐 결과를 듣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나 마시며 작업이나 해야겠다 했던 나의 계획이 아주 철저히 무너졌다.
아직은 암이라고 확신은 아니지만 8-90퍼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의 말에 울고 싶지 않아 지금 울지말자며 꾹 참았다. 대학병원으로 가기 위한 서류들을 받고 병원 밖으로 나와 친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빠와 남자친구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고 터덜터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이상했다.
하늘이 나를 놀리는 건가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 방심할 틈에 이렇게 받고 싶지 않은 선물들을 주는 것 같았다. 불안할 수 있는 나의 삶들이 불안하지않고 즐거웠고 새로운 기회들로 인해 다양한 경험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모든게 멈춰버린 느낌이었다. 대학병원에 전화하며 진료예약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애달팠다.
그저 평범할 순 없었나 그저 평탄할 순 없었나...
엄마를 잃었고 우리집 강아지 짱구도 잃었다. 이제 평탄하길 바랬다. 더 이상 견뎌낼 의지가 없다고 느꼈다.
그런데 암이라니.. 간단한 수술로 치료한다고는 하지만 나와 내 가족들에겐 그저 암은 암이었다.
그렇다고 좌절할 수 없었다.
다시 한번 이겨낼 힘이 생기도록 내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나를 일으켜줬다.
살짝 내 인생이 미워질 뻔 했는데
미워도 다시 한번 이란 말처럼 다시 한번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