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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Jul 19. 2024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

1학년 1학기는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 세상을 보려고

기를 쓰고 점프를 해대는 형상이었다면; ㅋ

 2학기는 손톱만큼이나마

우물 밖이 보이는 시점이랄까..


1학기때도 그랬지만

동기들의 작업주제는 동시대의 감각에 대한 것이다.

주로 디지털 세계 속의 인간에 대하여...

그들이 자라온 세계가 그러하니 당연한 것이지만..

라테는  여전히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예를 들면

자기가 npc라는 걸 모르는 npc가

이세계로(이세계물 이란 장르가 있음.) 가서

평행우주의 무수한 자신을 계속 만나거나


게임 속에 나타난  자연물의 이미지와

실재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육안으로는 구분하지 못하도록

정교한 디지털 사진으로 변환해서 섞어놓고

진짜 사진전처럼 전시를 한다거나

이런 작업들인데


라테는

저 작업들이 무얼 말하는지

당최 ! 알아듣지를 못하는 거다.

이 세계가 대체 어떤 세계인지도 모르겠고

자기가 npc인 줄 모르는 npc라는 개념이

왜 재미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니 질문도 못하고

그저 히죽이며 발표자를 바라보기만 하고..

동기들도 자기들끼리는 협업을 많이 해도

라테 앞에서는 거의 작업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상황.ㅠㅠ


그렇게 혼자만 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라테의 작업은

50대 라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를 (지난 세기 포함) 그리게 되고

라테가 살아온 시대 특유의 강요? 적인 제스처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발표를 하게 되는데..


mz 동기들 눈에 그것은!

엄마 잔소리의 동시대 미술 버전이랄까...ㅠ

(졸거나 딴짓하는 학생 속출 ㅋ)


동시대 미술은 동시대를 다루는데

 난 왜 동시대 감각을 모르지..ㅜㅜ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알 수는 없을 거야 ㅠㅠ

이런 절망의 시간 속에 문득.


근데 나는 왜 2024년을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내가 젊었을 때,

그러니까 20년도 더 된 시절에 굳어진

바로 그  사고로 이 시대를 바라보는 걸까..ㅠㅠ

 

엇?.. 그게 바로 노인이잖아 ㅠㅠ


라테가 20대 때

6.25의 교훈을 설파하며

신세대를 손가락질하던 어른들을 보며

도무지 저런 고리타분함 따위..

라며 이해를 못 하던  모습도 겹쳐지면서


아... 그분들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구나..

보통의 인간은

자기가 20대에 경험했던 세계의 감각과 사고에 갇혀

평생을 살아가는구나..

라는 단순한 사실을

너무 늦었지만 어찌어찌 깨닫게 된 라테...


우리 세대가

지금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폰을 쓰고 쿠팡으로 물건을 사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는 것으로

동시대를 산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동시대를 사는 흉내를 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 동시대라는 것은 정말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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