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이 인생의 방향이 되다
“저는 나중에 선생님이 될 거예요.”
중학교 때 처음 이 말을 꺼냈을 때, 주변 어른들은 웃으며 말했다.
“나중엔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한 번도 그 마음이 바뀐 적이 없었다.
물론 동화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영어를 좋아해 영문과에 잠시 마음을 둔 적은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했던 빨강머리 앤이나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를 보며 늘 생각했다.
때로는 엉뚱하고 실수투성이일 수 있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진심 어린 선생님...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소통하며 계속해서 함께 성장해 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냐고?
어릴 때는 그저 나보다 어린아이들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함께 놀고, 이야기 나누고, 손을 잡아주는 일이 그저 좋았다.
조금 더 자라서는 깨달았다. ‘선생님’이란, 누군가의 세계를 열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부터 나는 오랫동안, ‘언젠가 교실에 서 있을 나’를 상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학창 시절의 학교는 항상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입시에 치우친 교육은 하루하루를 버티게 만들었고, 슬픔이나 외로움, 불안 같은 감정은 선생님과 나눌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따뜻하고 소중한지, 그 교류가 얼마나 사람을 살리는지 알게 되었을 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교사가 되고 싶다. 점수가 아닌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교육대학에서 배운 이론들, 처음 교실에 섰을 때의 떨림, 아이들의 첫 질문과 실수, 웃음과 눈물…
그 모든 순간이 내가 꿈꿔온 삶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을 통해 배웠다. 꿈이란 막연한 열망이 아니라, 끊임없는 갱신과 점검의 여정이라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아는 것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일이라는 것을.
한국에서 유치원 교사로 시작해,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교단에 섰고, 싱가포르 학교에서는 유치원과 초등과정의 교장으로, 그리고 지금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의 국제학교에서 전체 교감으로 일하며, 나는 여전히 같은 꿈 안에 머물고 있다.
단지 교육자의 자리가 아니라 교실 안과 밖의 세계에서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