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잡문집 10화

회사를 쉬었더니 이런 걸 합니다

by 김정은

작년 초여름부터 휴직 중에 있습니다. 휴직을 하게 된 직접적인 사유는 제가 브런치에 쓴 <나를 괴롭히는 상사를 괴롭히는 방법>에서 밝혔듯이 저를 무척이나 괴롭히던 상사 때문이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제 삶을 돌아보면 회사, 집, 회사, 집... 어쩌다 주말에 가족들과 여행... 오로지 이 루틴뿐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야근을 밥먹듯이 했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 집에서 보낸 시간보다 거의 2배 더 많았습니다. 금요일 밤이 되면 강박적으로 잠을 자지 않고 밀린 드라마나 웹서핑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고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음날 회사에 가기 싫어 우울해지기 일쑤였습니다. 커피를 하루 4잔씩 마셔 만성 위염을 달고 살았고, 고된 업무 때문에 임파선이 부어 1년에 2회 이상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아야 했지요.


회사일에 치여 아이들의 학교나 유치원 행사에 자주 빠질 수밖에 없었고 부모들과의 모임이나 아이들 친구 모임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잘 못 챙기는데 나 자신을 챙기기란 더더욱 어려웠기에 잃어버린 자아의 흔적을 찾아 종종 우울의 늪에 빠지기도 했지요. 휴직은, 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기 위한 나름대로의 몸부림이었던 듯 합니다.


휴직 후, 사실은 한동안 어리둥절했습니다. 돈을 버는 사람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자리를 이동했더니 하릴없이 지내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을 더욱 구석구석 청소하고, 냉장고와 창고 정리 등 한동안 미뤄 두었던 대청소를 하면서 나는 여전히 생산적인 사람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 부지런을 떨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구태여 이리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이 귀한 시간을 청소만 하면서 보내기엔 너무 아까웠지요. 그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을 사용하자!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것들! 마음속 책장 안에 꼬깃꼬깃 넣어둔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꺼내어, 한. 번. 해. 보. 자!


Get It, Let it roll!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고요?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간 회사에 쏟았던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회사에 쏟던 노력과 집중을 이번에는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사용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스스로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간 제가 실행하고, 즐겼던 것들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12세, 8세) 육아에서 그나마 해방되었기에 실천에 옮길 수 있었지만요.


1. 수영, 골프 그리고 자전거 타기


바닷가 출신인 저는 어릴 때부터 집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바닷가에서 항상 물놀이를 하며 자랐습니다. 잠수는 5살 무렵부터 누워서 떡먹기로 했던 것 같아요. 물에서 노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지금도 가족들과 바닷가나 계곡에 놀러 가면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무척 즐깁니다. 하지만 수영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잘 못했어요. 아, 배움이 필요 없던 개헤엄은 잘 칩니다. ㅎㅎㅎ 그래서 휴직기간 동안 제일 먼저 배운 것이 수영이었습니다.


집 근처 수영장에서 성인반을 주 3회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하고 있어 석 달간 열심히 다녔습니다. 자유형과 배영을 배우고 평영을 배우는 도중 코로나가 확산되어 수영장에 가지 못하게 될 때까지 수영장 가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수영을 하고 나면 뭉쳐 있던 근육들도 풀리고, 다이어트에도 그 어떤 운동보다 훨씬 도움이 되었지요. 물속에서 헤엄을 치노라면 중력에서 잠시 벗어난, 물리적인 자유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엄마 뱃속에서 느끼던 기분을 본능적으로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영과 함께 골프도 배웠습니다. 골프는 부부가 노후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며 남편의 간곡한 청 때문에 배우기 싫었지만 억지로 다니며 배웠습니다. 저에게 골프는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운동입니다. 몇 달을 배워도 늘 제자리이고, 첫 필드를 나가서는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골프를 친 날은 근육통으로 골골 앓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 2회 레슨을 꾸역꾸역 다녔습니다. 캐나다에 오느라 거의 두 달 가까이 골프채를 잡지 못해 다시 치게 되면 레슨 때 배운 자세가 생각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캐나다는 골프장이 많고 가격도 한국보다 무척 저렴해서 날이 따듯해지면 남편과 부지런히 필드를 다닐 생각입니다. 그리고 골프 웨어는 그 어떤 스포츠 웨어보다 예쁜 거 인정!


친구 부부와 함께 나갔던 첫 필드, 골프는 정말 어려운 운동이예요 ㅠ.ㅠ



수영과 골프는 의지를 가지고 배운 운동이지만 가끔은 혼자, 어떤 날은 남편과 둘이, 또 어떤 날은 온 가족이 즐기는 운동이 있는데 바로 자전거 타기입니다. 제가 살던 도시는 강가를 따라 자전거 도로가 예쁘게 정비되어 있어서 그 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하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어 줍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후, 가방에 물병을 챙기고 혼자 집 앞 수목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수목원을 산책하거나 인근 공원에 가서 새소리를 듣고 오는 것이 커다란 기쁨 중의 하나였습니다.


캐나다에 오면서 아쉽게도 자전거는 모두 처분하였습니다. 여기에 있는 동안은 라이딩은 어렵게 되었지만 대신 수영과 골프를 꾸준히 해서 위염도 고치고 체력도 기르고 싶습니다. 물론, (다비드 친구)코비드가 좀 도와주어야 할 텐데 말이죠.


자전거를 타고 수목원에 자주 가던 이유 중 하나였던 텃밭 정원, 이 정원에 가만 앉아 있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었답니다.
가족들과 여름날 한밤의 라이딩을 즐기고 오다가 찍은 야경, 가끔 이 도시가 꽤 그립습니다.



2. 수목원 봉사활동


제가 사는 동네 앞에는 수목원이 있습니다. 이 동네를 택해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유도 바로 이 수목원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수목원이 개장한 후 연간 회원권을 끊고 틈 나는 대로 수목원에 들렀습니다. 가끔 마주치는 자원봉사자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자원봉사자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신청을 하였지요.


한 달간 자원봉사자를 위한 교육을 이수한 후 드디어 본격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 활동은 주 1회 2시간씩 하는데 활동 분야는 온실 관리, 야외 화단 관리, 종묘장 관리, 희귀특산식물 관리 등 여러 분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우리나라 희귀특산식물원에 배치되어 야외 화단의 잡초를 제거하거나 모니터링 대상 식물을 모니터링하여 담당 직원에게 알려주는 일을 했어요. 겨울에는 채종한 종자를 정선하는 작업도 도왔지요.


더운 여름날의 잡초 제거는 정말 힘이 듭니다. 잠깐만 풀을 뽑아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지요. 그래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어요. 풀을 뽑을 때는 아무 생각이 나질 않더라고요. 오로지 눈에 보이는 잡초만 제거하지요. 머릿속을 비우는 데에는 멍 때리기보다 더 좋은 방법이 바로 풀 뽑기예요. 무념무상으로 풀을 뽑고 난 후 화단을 보면 몰라보게 깔끔해져 있어 그 또한 얼마나 보람찬지 모릅니다. 게다가 2시간씩 풀을 뽑고 나면 기진맥진할 만큼 힘이 들어 다이어트 효과까지 톡톡히 볼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아름다운 자태를 늘 공짜로 볼 수 있으니 이렇게 좋은 봉사 활동이 또 어딨겠습니까. 열심히 한 덕분에 원래 약속한 기간이 지난 후 담당자 선생님이 봉사기간을 더 연장해 주십사 부탁을 해 오셨지만 아쉽게도 캐나다로 출국을 하게 되어 저의 봉사활동은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자원봉사자를 위해 수목원 각 분야의 팀장님들이 교육을 진행해 주셨답니다
저는 이 수목원과 사랑에 빠졌었답니다.
안개가 내려 앉은 정경에서 고요함을 엿보게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언제든 원하면 달려가서 볼 수 있었지요.
보기만 해도 예쁜 식물들이 늘 그자리에서 저를 기다려주었답니다.



3. 유튜브 채널 만들기


세 번째로 제가 하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는 바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보는 것이었어요.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예쁘게 편집하고,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일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뭐 그리 어려울까 싶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저에게는 나름 대단한 도전이었답니다. 유튜브를 볼 줄만 알았지 영상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은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일단 내가 사는 동네에 이런 걸 가르쳐 주는 교육시설이 있는지 검색 먼저 해 봤지요.


놀랍게도! 시청자미디어센터라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영상교육시설이 제가 사는 동네에 있었던 겁니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서울을 포함하여 광역시와 대도시 등 전국단위로 교육기관을 운영 중에 있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교육비는 전부 무료랍니다. 다만, 교육을 받으려면 인기 있는 과목은 경쟁률이 좀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일단 신청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제게도 기회가 돌아왔습니다.


'초보 유튜버 되기'라는 주제의 강의를 주 2회 4시간씩 두 달간 총 16회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은 정말 대만족이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미디어 강사님께서 실시간으로 살아있는 꿀팁들을 전수해 주셨어요. 영상 촬영 장비는 어떤 것이 좋고, 고퀄리티의 영상을 편집하기 위한 어도비 프로그램 사용법, 미리캔버스 같은 무료 디자인 플랫폼 사용법,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영상을 업로드하는 법과 라이브 방송하는 법까지 기본적인 내용들을 부지런히 배웠답니다. 하지만 가장 유용했던 팁은 제 딸이 알려준 편집 어플이었습니다. 어도비는 매달 비싼 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편집 어플은 무료인 데다가 조작도 간편해서 언제든 뚝딱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업 시간에 만든 채널과 제가 사랑하는 BTS 덕질용 채널 2개를 만들어 관리 중에 있어요. BTS 채널에는 제가 좋아하는 BTS 곡을 가지고 저만의 느낌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거나 좋아하는 퍼포먼스 등 영상을 만들어 올려두었지요. 수업시간에 만든 채널은 유튜브 영상을 만들 때 필요한 분들이 마음껏 사용하시라고 무료로 쓸 수 있는 배경음악을 모아 놓았는데 별로 인기는 없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후로는 유튜브 채널 관리까지는 도저히 여력이 닿질 않아 잠시 쉬는 중이에요.


나만의 느낌으로 만든 BTS 남준의 자작곡 '자전거' 뮤직비디오 https://youtu.be/V3JHSaXMp8M


나만의 느낌으로 만든 유튜브 영상을 위한 무료 음원 모음 https://www.youtube.com/watch?v=LaJcdoH4Llg&t=151s



4. 브런치 작가 활동


작년 10월 드디어 브런치에 발을 디뎠습니다. 회사 다닐 때에는 글은 어찌어찌 틈틈이 썼지만 브런치에 도전할 생각도 여력도 없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분들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 특히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 제일로 대단하시고요. 저는 일단 딱 일 년만 꾸준하게 써보자고 단기 목표를 세웠습니다.


<캐나다 유학 도전기>와 시집을 소개하는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 소설과 창작시를 발행하는 매거진, 에세이 모음인 <내 마음속의 Cosmos>, <작은나무 단상> 등 8개의 매거진을 발행하여 글을 쓴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97개의 글을 발행하였고 254명의 구독자가 생겼으며 전체 조회수는 132,712회로 평균적으로 글 1편당 약 1,368회 읽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포털과 브런치 메인에 4개의 글이 노출되었고, 최근 노출된 글 <캐나다에서는 도시락을 쌉니다>는 제 첫 브런치 인기글이 되기도 했지요. 이 정도면 4개월 활동 결과로는 꽤나 준수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브런치 작가가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꾸준하게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그 원동력은 마음과 취향이 맞는 좋은 글벗들과의 교류, 제 글을 좋아해 주시는 애독자, 나를 때로 감동시키기도 긴장시키기도 하는 참으로 좋은 글과의 우연한 만남 등에서 날마다 얻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 나는 과연 얼마큼 성장해 있을까 기대하며 지금도 브런치에서 이 글을 쓰고 있지요.


제 브런치 프로필 바로 아래에 있는 <글쓰기> 버튼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5. 캐나다 유학


캐나다 유학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꿈만 꾸다가 휴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유학할 학교와 살아갈 동네를 선택하고, 학생비자를 만들고, 캐나다 이사 준비를 하는데 정말 알아야 할 것도, 준비할 것도 많았어요. 인터넷으로 숱하게 검색을 하면서 제가 원하는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를 만나기 쉽지 않아 제가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차근차근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 블로그에 유학 준비 과정을 올리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캐나다 유학 정보에 관심 있어 한단 걸 알게 되어 글쓰기에 보람과 더불어 책임감을 느꼈지요.


유학을 준비한 끝에 드디어 작년 12월 캐나다에 입국하여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한국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저는 어학원 과정을 온라인으로 밟고 있지요. 한국에서처럼 날마다 아이들 방과 후 과정과 학원을 챙기고, 운동을 가고, 가끔 지인을 만나고, 시댁과 친정에 다녀오는 등 분주한 일상이 이곳에서는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지요. 정말 오랜만에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게 되니 내 자신과 가족에게만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겨울이 무척 길어요. 5월이 되어야 비로소 봄이 온다고 합니다. 매일 눈이 내리고 쌓여 외출도 쉽지 않아 늘 집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지루하게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마치 겨울이 되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저 역시 집에서 동면하는 기분이 드니까요. 긴장과 바쁨으로 이뤄졌던 패턴을 벗어나 다소 느리고 느슨한 생활을 통해 이제야 진정으로 휴식을 하는 기분입니다.




6. 꿈을 꾸다


휴직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일은 바로 '꿈을 꿀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취미로 시와 소설을 써왔지만 명확하게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썼다기보다는 그저 창작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써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차곡차곡 시와 소설을 모아 올해 안에 꼭 출판사 투고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 투고가 출판으로 이어질지의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됩니다.



깊은 밤을 따라서 너의 노랫소리가 한 걸음씩 두 걸음씩 붉은 아침을 데려와,
새벽은 지나가고 저 달이 잠이 들면 함께 했던 푸른빛이 사라져...
(남준&뷔, 4 O'clock)



저는 이제 막, 깊은 밤을 지난 것 같습니다. 사회에 발을 들이던 순간부터 입구가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널을 지날 때도 있었고, 새벽의 푸른 안갯속을 거닐 때도 있었지요. 직장 생활에 적응하는 것 못지않게 육아에 적응하는 것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적응했다고 생각했던 직장 생활도 결국은 미로 속을 헤맬 뿐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구요.


하지만 내 영혼은 나에게 어떤 노래를 늘 불러주었던 것 같습니다. 네 마음속에 반짝이는 별이 분명히 있으니 그 별을 따라가라고 말이죠. 그 별을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 저는 지금 조용한 들판에 서 있습니다. 햇살도 비치고 새 소리도 들리고 바람 소리도 들리는 그런 숲이 보이는 들판에서 저는 자신만을 위한 기도문을 작성해 봅니다. 그리고 새로이 꿈을 꾸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 일지라도 꿈은 도리어 차별 없이 모든 이를 품어 준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어떤가요? 휴직하고 제대로 자알 지내고 있다고 브런치 동네에 이렇게 자랑해도 괜찮겠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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