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냥 자료취합을 했을 뿐
자기 공부를 위한 기록이라더니 팔로워를 또 왜 그렇게 많이 모았냐고 물으면, 이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말할 수밖에 없다. 정말이다. 앞서 밝혔듯이 나는 내 공부를 위한 기록을 모으고 있었다. 경제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넌지시 경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일부 지인들은 진심으로 배우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의 마음을 안다. 나도 부동산이고 주식이고 다 내 일이 아니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공부? 해야 한다는 거 안다. 근데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알 길이 없었다.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 그래서 깊지는 않지만 그동안 내가 공부하고 깨달은 것 정도는 알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진심으로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국평이 뭔지도 몰랐고, 직투가 뭔지도 몰랐다. 적금이면 되지 않냐고 했다. 그냥 아껴살면 되리라 생각했다. 주식했다 망한 사람밖에 본 적 없다고 했다. 당연히 임대주택이나 전셋집부터 구하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냥 첫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겠다고 말했다. 코인 역시 도박이라 생각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내용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선 무지했다. 당연히 경제용어부터가 장벽이었다. 돈 이야기는 읽으면 하품 나는, 지루하고 따분한 이야기일 뿐이었다.
전부, 전부 다 과거의 나와 같았다. 내가 정말로 저렇게 생각했다. 경제라는 거, 너무 어렵고 유식한 어른들이나 학자들이 하는 얘기라고만 생각했다. 나에겐 너무 큰 장벽처럼 느껴져서 감히 들여다볼 용기조차도 없었다. 본업이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외면하고만 있었다. 나는 그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안다.
하지만 경제도 알고 보면 재미있다. 내가 경제에 눈을 뜨면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게 된 것은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과도 같은 기분이었으리라. 이 좋은 걸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반드시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 장벽부터 허물고 싶었다. 아무리 경제도서를 추천하고, 유튜브 채널을 추천해 주어도 그들 앞엔 여전히 책 한 장 읽기에도 버겁고 유튜브 1분짜리조차 이해하기 힘든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스레드의 장점이자 단점은 짧은 텍스트 위주의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덕분에 내가 공부한 내용을 최대한 요약하여 올려두었고, 그 내용들을 모아 하나의 자료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그 장벽을 허물기 위해 본업을 살려 또래 여자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움을 가미한 자료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글꾸미쌤의 경제유치원'이다. 스레드는 휘발성이 강해서 자료를 한데 모아 보기가 안 좋다. 그래서 자료에 넣을 만한 피드내용을 일일이 캡처했다. 자료를 만들다 보니 캡쳐본을 그냥 스레드 피드에 올려두어도 좋겠다 싶었다. 그 글 하나만으로 이전 글 18~20개는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얼마나 효율적인가. 나는 그 피드 하나만 들어가면 자료취합은 끝인 셈이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그게.
그 피드가 갑자기 떡상을 해 버린 것이다. 그래, 뭐, 조금 알고리즘 타나보다, 생각했다. 그 시작은 어느 일요일 밤이었다. 편의점이나 털레털레 가면서 띡 올린 그 글이, 자그마치 1.1만 명의 팔로워를 일으켰다. 단 며칠 사이에, 나는, 1만 스레더가 되었고 이후에도 팔로워 증가세는 멈추지 않아 2만 스레더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 피드를 가지고 글꾸미 템플릿, 글꾸미 챌린지라 칭하며 벤치마킹하기 시작했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내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질투를 하는 사람들, 허탈해 하는 사람들, 또 나의 성실함을 옹호하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아니 정확히는 글꾸미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나는 언제나 성실한 사람이기에 여전히 공부를 하고 주저 없이 글을 올린다. 조금 달라진 것은, 단순히 나의 공부를 넘어 누군가를 알려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이 된 경제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음 글에 서술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