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걷고 뛰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지 못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상한 일은,
손발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이상한 일이다. 눈으로 하얀 눈을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한 일이며, 귀로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숨을 쉰다는 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신비로운 일이다. 오늘도 이렇게 걷고 달릴 수 있음은 분명 기적이다. 온통 기적 투성이다.
언젠가는 이 모든 이상한 일들이 사라질 날이 올 것이다.
지금, 나는, 기적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