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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먼드 마운틴 Jul 06. 2021

사랑은 노래가사처럼 온다

춘원의 책,<사랑>은 책과 친해지고 사랑을 알게해준 최초의 책

<노래 가사처럼 사랑이 와. 소리 없이 어느 순간에 와. 이 노래는 내가 일본으로 가기 전에 나를 짝사랑하던 친구가 불러준 노래인데, 그 친구가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네.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어.>     


연산아, 네 직업이 작가라는 얘기를 들었어.

몇 사람만 그렇게 불러.

그래? 그럼 거기에 한 명 더 추가요. 호호. 요즘은 무슨 책 써?

다른 일 해.

무슨 일?

장사 해볼 생각이야.

아, 그래서 네가 음식에 조예가 있었구나.

그 정도는 아니고.

그럼 글 쓰는 일은 포기 했어?

응.

그랬구나.


살면서 나는 물질의 중요성을 너무 무시하고 살았던 거 같아. 몇 해 전에 사회에서 일하다가 알게 된 사람에게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지금 가난하지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왔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뭐라고 하는 줄 아니?

뭐라고 했는데?


연산씨, 이 말은 해주어야겠어요. 연산씨가 아무리 행복해도 물질적으로 가난하면 그건 행복한 게 아닙니다. 연산씨 여자 친구가 있다면, 그녀는 연산씨처럼 생각안 할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래서 글 쓰는 거 포기하고, 늦었지만 장사를 결심하게 된 거야.   


그래. 연산아, 나는 너를 백번 이해하지만, 세상이 그래. 내가 가장 거북스러워하는 말이 뭔 줄 아니? 인생은 돈이잖아, 이 말이야. 이런 말 들으면 슬프잖아.

모안아, 난 이런 날이 오는 게 싫었어.

아니야. 불안전하지만 완벽하고,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부자, 지금의 연산이 너야. 천생 너는 작가야. 그 길을 포기하지 마. 조앤 K.롤링의 신화를 봐. 해리포터 시리즈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너도 알고 있잖아.

그건 그렇지만....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모안이 물었다.

글 안 쓰니까 어때? 불편한 거 없어?

없어.

거짓말.

아니야. 글 쓰면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기도 했고. 지금은 규칙적인 생활하니까, 너무 좋아. 두통도 완전히 없어지고, 몸이 건강해졌어.  


그게 이유가 돼? 연산아, 글 쓰는 사람은 몸이 상하면서도 글을 쓰잖아. 좋아서 하니까 그런 거야. 그게 창작의 고통이잖아. 몇 시간씩, 며칠씩 식음 전폐하면서 발전기 돌리듯이 두뇌를 돌리잖아. 그게 행복이잖아. 그들에게는....

시원섭섭한 건 있지만, 내 결정에 후회 안 해. 그나저나 이제 모안이 네 얘기 좀 해보자. 너 일본에서 살다 왔다며?

나는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속상한 감정이 올라와서 화제를 돌렸다.  

응      


그동안 모안을 만나면서 서로 간에 개인적인 얘기는 거의 없었다. 어디서 어떻게 살았고, 하는 일은 무엇인지 조차도 묻지 않았다. 모안에 관한 정보는, 친구에게 들은 것으로, 일본에서 살다왔다는 게 전부였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모안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 가이드로 일하고 있었다. 잘 웃고, 친절해서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많을 거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 돌아가서도 연락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모안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내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어머니였다. 나는 모안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  통화를 했다. 시골집에서 키우는 설악이가 새끼 다섯 마리를 출산했다는 소식이었다. 어머니와 통화를 끊고 모안에게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새끼들 이름을 전복일, 전복이, 전복삼, 전복사, 전복오로 해야 하나.


내가 모안 앞에 왔을 때, 모안은 얼굴을 보던 손거울을 가방에 넣었다.

연산아, 무슨 기분 좋은 일 있어?

내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보고 모안이 물었다.


응. 부모님 집에서 기르는 개가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대. 내가 집에 갈 때마다 놀아주고, 산책 시켜주고, 훈련도 시키고 해서, 나를 잘 따라. 새끼들 이름을 주어야 하는데, 전복일,이,삼,사,오로 지을까 해서.

그건 좀 그렇다. 이건 어때? 전복의 옛 이름들이 있을 거 같아.

아, 그래.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전복을 석결명, 구공라, 천리공, 복어 등으로 불렀어.

그래?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서는 전복을 석결명과 구공라로 적고 있어, 석결명은 눈을 밝게 하는 단단한 껍질이라는 뜻이야. 구멍이 아홉 개가 있다 해서 구공라고.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전복을 복어라고 했어,


와, 그거 재밌다. 구공라, 이름 예쁘다. 결명은 뭔가 똑 부러지고 확실한 이미지고, 복어는 약간 소박한 이름이다. 전복은 좋겠다. 이름이 다양해서. 호호호.

모안은 전복의 다른 이름들에 신기해하며 웃었다. 모안이 커피를 한 모금 넘기고 말했다.


연산아, 인상 쓰는 얼굴은 안 예쁘잖아. 며칠 전에, 일본인 엄마하고 딸이 한국으로 여행 왔는데, 표정이 없는 거야. 질문해도 대답도 잘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고, 즐길 줄도 모르고, 그러는 거야. 그런 관광객은 처음 봤어.

그러더니 모안은 나에게 물었다.

연산아, 뻔한 질문이겠지만, 가장 생기 있는 얼굴이 어떤 얼굴인지 알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 아닐까.

맞아. 꼭 사랑이라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지만, 만남을 원하는 얼굴이야.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러 가는 얼굴이겠지. 마음 상태에 따라 얼굴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 마음과 얼굴은 같이 움직여. 음, 너를 만나면서 느끼는 거지만, 너의 얼굴은, 나 고민으로 가득 차 있어요, 이렇게 보여. 생기가 없어. 왜 그런지, 나는 알거 같아. 너는 당연히 잘 알고 있을 거야. 나는 연산이가 그런 얼굴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난번에 얘기했던, 손거울 샀어?

.....


안 샀구나.

모안아. 손거울 꼭 살게.

연산아, 땅에만 명당이 있는 게 아니야. 얼굴도 명당이 있어. 그게 난 웃는 얼굴이라고 생각해. 그래야 사람도, 재물도, 사랑도 붙어. 너는 네가 좋아하는 여자가 웃는 얼굴이길 바라잖아. 안 그래? 그러면서 네가 그런 얼굴 하고 있으면 안 되지. 네 얼굴이 먼저 웃는 얼굴이 되어봐. 너는 전복이 좋다고 했잖아. 전복을 봐.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게 웃고 있어. 분위기 있고 요염하게 웃고 있잖아. 너도 그렇게 웃었으면 좋겠어. 그렇다고 요염하게 웃으라는 얘기는 아니야. 그렇게 웃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거야. 호호호.     


모안은 나에게 웃으라고 한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웃음이 없는 행복은 없다, 충고도 하고 비유도 하면서, 이 메시지를 나에게 계속 주입하는 거 같다.

연산아,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서는 안 돼. 행복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지.

행복해 지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 그러면 얼굴도 생기가 있을 것이고, 원하는 사랑도 찾아오겠다. 그런 거지?

그렇겠지.


모안아, 네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말해줄래.

나는 모안이 사랑을 어떻게 이야기할지 매우 궁금했던 참이었다.

모안은 도리어 나에게 되물었다.

연산아, 사랑은 이렇게 말없이 와서 내 온 마음을 사로잡네. 이 문장 기억하니?

나는 기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렸다. 그러자 모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태춘ㆍ박은옥씨가 부른 <사랑하는 이에게> 가사야

나는 그제야, 나도 한때는 수없이 흥얼거리며 불렀던 노래인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안의 말이 계속 됐다.


이 노래 가사처럼, 사랑이 와. 소리 없이 어느 순간에 와. 이 노래는 내가 일본으로 가기 전에 나를 짝사랑하던 친구가 불러준 노래인데, 그 친구가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어. 정태춘씨만큼 노래를 잘했는데, 내가 당시에 그 친구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했어. 떠날 때도 예의가 있는 친구였어. 그러니까 시간이 지났어도 이렇게 생각이 나지.


모안의 말이 내 가슴 속에 노래가사처럼 울려 퍼졌다. 친구의 선을 넘어 고백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 간직하고픈 인연이었다.      

연산아, 꼭 사랑이 아니어도 좋은 인연은 다 그렇게 오는 거 같아. 인연은 이렇게 말없이 와서 내 온 마음을 사로잡네. 얼마나 아름답니. 사실 나, 동창회 모임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어. 꼭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어서 나갔는데, 그 친구는 안 나오고, 그 친구 소식을 아는 친구도 없는 거야. 실망했고, 다음부터는 나오기 힘들겠다 싶었어. 일에 열중하고 싶었거든. 그러다가 그 친구 대신에 너를 만나려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생각의 시작은 네 휴대폰 배경화면이었어. 그날 우연히 네 휴대폰을 보았는데, 글쎄 전복이 보이는 거야.

아, 그거, 전복요리하면서 사진에 담아놓은 거였어. 그걸 봤구나.

그 후에 전 남자친구 사건으로 너를 만나서 전복얘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잖아. 그러고 나서 전복비빔밥 먹으면서 확신했던 거지.


모안은 나와의 인연이 전복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만남은 무언가 연결될 수 있는 끈이 있다면 거기서 깊은 연대가 형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모안은 전복이 우리들 인연의 동아줄 같은 거라고 여기는 듯 했다.

모안아, 너는 전복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지난번 얘기로는 부족한 가 보구나.

맨 정신에 한 번 더 듣고 싶어서 그래.

호호. 그게, 나는 전복을 보면 흥분이 돼.

흥분?


응. 친구들은 전복을 보면 징그럽다고 하는데, 나는 엄청 기분이 좋아져. 나는 전복을 너무 사랑하나봐. 바다에 사는 생물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야. 내가 전복을 처음 봤을 때, 얘 정말로 신기하게 생겼다고 했어. 달팽이처럼 너무 작지도 않고, 거북이처럼 활동적이지도 않고, 게나 가재처럼 투쟁적으로 생기지도 않았잖아. 조개처럼 밋밋하거나 평범하지도 않아. 독특하게 생겼잖아. 반은 껍데기요, 반은 살인데, 껍데기를 제쳐보면 매혹적인 모습이잖아. 난 그렇게 생각했어. 지금도 변함없고, 맛도 오도독오도독 기가 막히잖아.      


전복을 보며 내가 가졌던 생각을 모안도 하고 있었다. 다른 머리, 같은 생각이었다. 모안에게서 더욱더 깊은 동지애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모안의 얘기를 듣고 나서, 나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을 공개했다. 모안만은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모안아, 이건 나만 간직해온 비밀인데. 나 요즘 수족관에 있는 전복과 대화를 해. 나 혼자 얘기하다가, 얼마 전부터 하나둘씩 전복들이 말을 걸아오기 시작했어.  

와 드디어 말을 텄구나.

이상하지 않아?

뭐가 이상해?

내 말을 들은 모안의 반응이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을 텐데, 모안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안이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연산아, 며칠 전에 내가 차를 운전하고 가는 중이었어. 차량이 많아 서행하면서 가는데, 오른쪽 인도에서 흥미로운 장면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 거야. 나는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정지시켰어. 유리창을 올리고 그녀의 행동을 살펴보았어. 화단에 피어 있는 꽃들을 그녀가 쓰다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어. 꽃이 얼마나 예쁘게 폈으면 지나가다가 그런 행동을 하겠니. 그녀가 꽃을 싸다듬으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 모습이 참 아름다운 거야. 이때 뒤에서 빵빵하고 경적이 울리는 거야. 내가 앞으로 안 가니까 뒤차가 경적을 울린 거지. 그 경적소리에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고, 나와 그녀의 눈이 마주쳤어. 나이는 삼십대 중후반 정도 되어 보였고,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너무 순수하고 맑아 보이는 거 있지. 그녀의 얼굴을 뒤로하고 나는 앞으로 전진 할 수밖에 없었어. 내가 왜 이 얘기를 하느냐 하면, 네가 전복하고 대화 나누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거야. 그건 이상하지도 않고 비밀도 아니야.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


모안아, 너는 어쩜 정리도 비유를 들어가면서 그렇게 잘해주니. 넌 생각정리사 하면 딱 맞겠다.

내 말에 모안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러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나에게 누구의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나는 자전거풍경이나 이안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다. 에일리의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외국 가수까지 곁들여, 사라브라이트만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종종 듣고, 가수는 아니지만, 탕웨이가 부른 꿈속의 사랑이 좋아, 탕웨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 했다.

모안은 말했다.


나는 말이지, 정태춘 박은옥 두 분 다음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있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알지?

안치환씨?

그래.


안치환씨의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노래도 좋아. <담쟁이>라는 노래도 좋고. 안씨환씨 노래는 운동권 노래도 있지만, 감수성이 묻어나는 노래들도 있어. <내가 만일> 이 노래는 얼마나 달달해. 그리고 안치환씨는 스타일도 멋지잖아. 친구와 함께 안치환씨 콘서트에 가서 노래 듣고, 사진도 함께 찍기도 했어.        


왠지 내가 잘난 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안은 안치환이라는 한 사람을 집중해서 말했다. 듣다 보니 안치환씨 노래뿐만 아니라, 가수 안치환이라는 사람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모안의 얘기에는 깊이가 있었다. 웃음이든, 어머니든, 거울이든, 전복이든, 사랑이든, 노래든 말이다. 이건 교양이나 전문지식의 깊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모안의 사랑 이야기는 책으로 이어졌다.

연산이는 이광수의 사랑을 읽어보았니?

춘원 이광수의 사랑을 말하는 거야?

그래.

당연히 읽어보았지.

몇 번 읽었어?

학교 다닐 때 읽어 보고, 몇 년 전에 기회가 와서 다시 읽어보았는데, 너무 잘 읽었어. 상, 하 두 권을 순식간에 읽었어.

그러자 모안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나도 너무 좋았어. 아마도 내게 있어서 춘원의 사랑은 책과 친해지고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깨닫게 해준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어. 나는 사랑을 10대 때 두 번, 20대 때 한 번, 30대와 40대에 각각 다시 읽었어. 5번을 정독한 셈이지. 누군가에게 사랑의 본질을 알고 싶다면 춘원의 사랑을 다시 읽어보라고 얘기해줄 정도의 책이야. 연산아, 다시 한 번 읽어봐. 그러면 또 다를 거야.

그러겠다는 대답을 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끌어 모아서 질문을 던졌다.      


모안아, 사랑을 얘기한 그 많은 책 중에 하필 춘원의 사랑이야?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 플로베르의 보바리부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같은 명작도 있는데 말이지.

모안는 잠시 생각하더니,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연산아, 안나카레리나가 브론스키를 갈망하는 치명적 사랑, 마담 보바리의 로돌프를 향한 안달 난 사랑, 그리고 누구지? 그래, 로테. 로테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베르테르의 슬픈 사랑, 슈타인박사가 니나 붓슈만을 18년간 관찰한 강렬한 사랑도 다 사랑이야. 하나 더 볼까. 소설로도 영화로도 잘 알려진 와타나베 준이치의 실낙원도 있잖아. 사랑하기 때문에 동반 죽음을 택한 구키와 린코의 사랑법이지. 하지만 춘원의 사랑에서, 순옥의 안빈에 대한 사랑은 이들과는 너무도 다른 사랑이야. 옥남의 사랑, 인원의 사랑도 마찬가지이고. 물론 안빈의 태도까지 말이지. 숙제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꼭 읽어봐. 그러면 내 말의 뜻을 알거야.

나는 조만간 꼭 읽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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