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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진주 May 14. 2021

나는 그토록 엄마가 말했던 무정한 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나는 그토록 엄마가 말했던 무정한 딸이었던 것이다. 다른건 모르겠지만  점은 너희 아빠와  닮았다고 말하는 엄마에게서 나는  애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엄마라면 타고난 모성애가 있듯이 딸들에게도 타고난 아빠보다는 엄마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좋아하는 DNA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말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의 아이였다. 엄마보다는 아빠의 사정을 더 이해했다. 아빠가 늦게 오면 당연히 일하다 보면 늦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고 화가나면 말을 아에 말아버리는 아빠를 보며 폭언이나 가정폭력을 일삼는 다른 아빠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아빠가 늦게 오면 전전긍긍하며 애를 태울 때 나는 옆에서 그런 엄마를 위로하기 보다는 태연하게 책을 읽으면서 어련히 알아서 들어오시겠지라며 내 일을 해버리는 그런 매정한 딸년이었다.


 그렇게 살아오다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 건 몇 달 전 엄마에 대해 시를 쓰고 나서였다. 글을 쓴다는 건 참 신기하다. 글을 쓰기 전에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있게 된다. 하지만 어떤 소재에 대해 쓰기 시작하면 그 소재에 대한 시선이라던가 인식이 확장되어 감을 느낀다. 엄마에 대한 시를 쓸 때도 그랬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그 당시의 젊었을 적 엄마의 생각이나 기분들을 조금씩 이해되어 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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