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J 작가K 프롤로그
한때 한옥을 짓던 손으로 J는 가구를 만든다.
나는 그가 만든 책상에서 소설을 쓴다.
아직 아무도 읽지 않은 소설이다.
J는 당초 내 소설이 잘 되면 내 명성을 가구 홍보에 이용하겠다고 했으나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고,
소설은 소설대로 가구는 가구대로
번민만 늘어갔다. 하릴없이 우리는
가구 주문이 들어올 때까지 함께 무언가를 쓰기로 했다.
돈 벌 궁리 대신 읽고 보고 쓰는 잉여짓.
그러나 누가 진짜 잉여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우리는 가진 시간이 너무나 많다.
목수J와 작가K가 쓰는 쓰잘데없는 이야기 '당신들의 뒤통수로 미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