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혹한기, 이제는 생존 지표다.
대표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은 1만 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내놓았다. 메타는 이미 1만 1000명을 해고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두고 다투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사업을 정리하면서 해고 바람이 그치질 않고, 애플은 추가 채용의 문을 닫았다.
글로벌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은 생존 모드에 들어가고 있다. 왓챠는 희망퇴직을, 탈잉은 구조 조정을 했다는 소식이다. 기존이 기업 가치 평가보다 낮은 몸값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혹한기 모드이다.
현금이 왕이다. 호황기에는 쉽게 잊히는 말이다. 왜 레버리지를 활용하지 않냐는 말로 묻히기도 한다. 불황기에는 현금이 정말 왕이다. 지금 같은 갑작스러운 혹한기에는 현금이 신이다.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잘 나가던 B2B 구독도 피해 갈 수 없어 보인다. 기존의 문법이 '성장부터' 였다면, 이제는 '생존부터'다.
기존의 구독과 SaaS의 핵심 지표는 언제나 ARR(Annual Recurring Revenue)였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B2B SaaS 비즈니스 모델은 처음부터 이익을 낼 수 없었고, 현금 흐름은 더욱 기대할 수 없었다. 성장이 마이너스 이익을 버텨줬고, 시장 점유율(Market Share) 장악 후 이익화를 기대했다.
100M ARR은 그런 관점에서 상징적 지표였다. 원화 기준으로는 1000억의 ARR을 달성하면 이제는 이익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이 돌아간다. 매출 규모가 커진 만큼 성장 속도는 완화됐고(CAC 등 선금 투자 속도의 완화로 연결), 매출은 규모가 생긴다.
1000억 매출 중 SaaS 기준으로는 약 70% 수준인 700억 원의 매출 이익이 발생한다. SaaS 모델은 상당한 고정비가 발생한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이 상당하다. 둘을 합해서 70% - a 가 발생한다. 드디어 이익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이 플러스가 된다. 이제는 살아남는 문제가 아니라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대내외 적으로 요구된다.
현금은 기업의 혈액이다. 없으면 바로 죽는다. 기존엔 외부로부터 풍부한 수혈을 받았다. 건강해질 가능성만 보이면 마르지 않는 수혈 봉지들이 있었다. 이제는 다르다. 건강해질 "가능성"을 먼저 따지지 않는다. 일단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매출 현금과 비용 현금의 흐름을 본다. 매출과 비용도 중요하지만 그것의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ARR 보다 MRR이 중요해지고(장기보다 변동성 적은 단기 관점 우세), 채권의 확실한 관리가 이슈로 떠오른다.
과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미래를 대비한 현금 확보가 중요해진다. CAC는 줄이고, NRR을 강조한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Retention 이 왕이 된다. Retention 낮은 모델은 모두 힘들어진다. 고객 유지율이 탄탄한 모델도 폐업과 부도 하는 고객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현금이 넘치는 시기,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는 지났다. 투자금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이자율은 오른다. 대출조차 힘들어진다. 외부 조달보다 자체 생존이 중요하다. 자본 비용을 계산하고 현금 조달을 미리 해야 한다.
1. The winter has come. 이미 혹한기에 들어섰다.
2. B2B 구독의 문법이 바뀐다. 성장에서 생존으로.
3. 현금이 생존을 좌우한다.
4. Retention은 여전히 왕이다.
5. 비용 효율성(영업 비용, 자본 비용)을 올리고, 채권 관리와 생존 가능한 성장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