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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Moment Aug 21. 2022

프라이싱 커뮤니케이션

가격을 통해 할 수 있는 것들


1. 나는 프라이싱(가격 책정)과 꽤 관련이 깊다. 제대로 된 나의 첫 책무는 브랜드 매니징이었다. 맡는 브랜드마다 우선순위는 달랐으나, 회사에서 공통으로 요구하는 것이 가격 책정과 관리였다. 일개 사원에게 가격 관리를 맡기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그때도 이미 프라이싱과 나는 관련이 꽤 깊었다.


브라운백에서는 가격 책정을 주도해야 했다. 다소 아쉬운 근거나 원리에도 타깃 고객이 살 이유가 있는 가격을 정하고 안내해야 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가격이어야 했다.


그래서 2017년, 커피 커머스에선 (내가 알기론) 처음으로 스마트 프라이싱을 시작했다. 말은 거창하지만 어떤 고객이, 어떤 이유로, 어떤 상품을, 한 번에 얼마나, 얼마나 자주 사는지 고려해보고 그 맥락을 최대한 반영한 자동 가격 구조를 만들어봤다. 그 요소에는 단량, 할인, 적립, 무료배송, 샘플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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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꽤 오래된 자료다(199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기고 글을 보면 판매량은 1% 증가 시 이익이 3.3% 증가했고, 가격은 1% 증가 시 이익이 11.1% 증가했다고 한다.(*출처 : Managing Price, Gaining Profit)


2019년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나 산업계가 상품 정보를 어떤 행동과 도구를 통해 전달하는지 꼽아보라고 했다. 24%가 "가격"이라고 했다. 그리고 응답자의 과반수가 가격을 '제일 효과적인 도구 또는 행동'으로 꼽았다고 한다. 


재밌는 건 공급자인 경영자 집단에게서는 그 도구 또는 행동의 1위가 "광고"라고 했고 가격은 언급도 안됐다는 점이다.(*출처 : 고객에게 가격을 설명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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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격 결정은 경제학원론의 초입 내용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은 자동 결정된다고 한다. 매우 명확한 것처럼.


물론 가격 결정의 결과는 명확하다. 매우 높은 곳에서 수요자의 모든 행동과 공급자의 모든 행동을 볼 수 있다면. 실제로 이걸 보긴 어렵다. 왜냐하면 가격 결정의 책임을 진 사람에겐 시장의 작동 원리라기 보단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가격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독립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가격을 제시하고 상품을 공급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순간, 수요자와 경쟁자들이 나의 신호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런 점에서 가격 책정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는 가격이라는 언어로 신호를 보낸다. 시장은 그 신호를 해석하고 반응한다. 그 반응은 나와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예측이 어려운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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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것을 인정한다면 가격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된다. 가격은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수단이 드러나는 방식은 말하는 사람마다, 환경마다 다르다. 그래서 일률적으로 다룰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가격을 이야기할 때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답게 이야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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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시 상기해보자. 이익이라는 건강 지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가격"이다. (가격 1% 상승시킬 수 있으면 이익은 11% 상승) 


나답게 가격 이야기를 잘한 사례가 눈에 띄어 공유하며 마무리한다.


https://danielswanick.com/ikea-product-afford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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