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마지막 출근날은 있다.
가장 먼저 P양이 떠올랐다.
그녀는 내 입사 동기였다.
그녀는 입사하자마자 촉망받는 능력자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잘 나가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쭉 잘 나갈 듯 보였다.
나이는 어렸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지사로 발령을 받았고,
그곳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모든 동기들은
그녀의 삶과 능력을 부러워했다.
어쩌면 나도 그랬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다.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환영회 모임에서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돌아온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겠다!'
고 외치며
돌연 퇴사를 감행했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랐던 사건이다.
퇴사 후 그녀의 삶은
화려한 듯 보였다.
그녀는 곧장 많은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SNS를 통해 지켜본 그녀는
자유를 마음껏
느끼고 있었다.
조용한 테라스에서
커피 마시는 모습,
밤마다 외국인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는 모습.
여전히 모든 이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
.
.
.
.
.
.
몇 달 지났을까
그녀가 귀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예전의 화려한 모습은 사라지고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퇴사했을 때만 해도
모든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하지만 막상 퇴사 후
맞이한 첫날 아침은
너무 고요했다고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실이 불안해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계획들을
하루하루가 지나도
실천하지 못함에
불안해졌다고 했다.
특히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화려할 것만 같았던
퇴사 생활도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돈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귀국 후 그녀는 다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며
헤드헌터를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중소기업으로 재취업을 해
다시 회사원의 삶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매주 월/목요일에 글은 업로드 예정입니다.
구독하시면 꾸준히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