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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나무숲 Mar 14. 2023

길게 보면 우상향, 현재는 하락장

길게 보면 우상향, 현재는 하락장. 주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인생이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 순간이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시기이면 좋겠건만..


어쨌든. 저점을 향해 가는 하락장이든,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상승장이든. 난 지금 힘들다.


몇 년 전 회사병, 상사병을 겪고 복귀하여 몇 달 잉여 취급 받다가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땐 분명 상승장이었다. 병에 걸려 골골대며 회사를 다니던 시기가 저점. 잠깐 일에서 멀어지던 때가 상승장. 회사에 복귀하여 잉여 취급을 받으며 불안해하던 때가 잠깐의 하락장. 그리고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그 때가 상승장.


상승장은 지속되었고, 그러다 하락이 시작됐다. 그러다 조금 상승의 시기가 있었고, 다시 하락. 지금내 인생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은 모른다. 지나가봐야 알겠지만, 어찌됐든 내 인생은 우상향일거라고 믿으며 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서는 우상향이 될 수가 없다. 끊임없이 뭐라도 해야 등락폭을 그려낼 수 있다.




요즘 하루하루가 주식 시장의 등락 같다. 아니다. 매 순간순간이 등락.. 그냥 락이다. 떨어지기만 해.


주말에 더 글로리를 봐서 그런지, 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주, 타로, 미신. 이런거를 믿는 나로서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인간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다. 분명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으니까.


신은 있을까.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신은 왜 인간에게 공평하게 무언가를 나눠주지 않았을까. 누구에게는 인성과 능력과 재력.. 몰빵을 해주시고.. 왜 그지 같은 그 인간에게는 인성과 능력을 빼앗아 가셨을까? 능력이 없으면 인성이라도 좋아야 할 것 아냐..


오늘 아침의 일이었다. 주간 회의가 끝나고, 그에게 찾아갔다. 지난 주 금요일 오전 근무만 하는 나에게, 그는 대놓고 오후에 남아서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 날 보고를 해야하니 자료를 준비하라는 말이었다. 나는 퇴근 전에만 끝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맞댄다. 그래서 처리하고 계획대로 퇴근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일요일날 밤 11시에 1차 보고를 하고.. 아니다. 보고를 완료한 것도 아니다. 그 시간에 메일을 보내놓고, 오늘 아침에 1차 보고를 했고, 1차 보고한 내용으로 오전 중에 2차 보고를 했다. 그의 말대로 금요일에 여가를 포기하고, 오후에 남았더라면 억울해서 뒈질 뻔 했겠다 싶었다.


오늘 오전의 일이었다. 그가 하도 미뤄서 추진 중인 일에 여러 사람의 말이 더해진다. 담당 부서로서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번주에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던 그는 나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이번주는 주도적으로 기획을 해야한다면서. 그 얘기 좀 들으려고 오전에 자리로 찾아갔더니, 5분 뒤에 보자고 했다. 역시나 5분이 지나도 그는 나를 부르지 않았고, 2시간이 지나서야 나를 불렀다.


그를 많이 포기한 나이기에, "5분 뒤에 부르신다더니 2시간이 지났네요."라고 말하며 앉았다. 그랬더니 민망한 기색도 없이 "그러네."라고 하던 그 사람. 수치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의 사전엔 수치도, 미안하단 말도 없지.


오늘 아침에 있었던 주간 회의에서는 나를 겨냥한 말들이 좀 오갔다. 유연 근로로 업무 시간을 조정해서 일찍 퇴근하기로 한 날도 업무가 떨어지면 남아서 하고 가라고. 그리고 요즘 갑자기 떨어지는 업무가 많으니 유연근로를 하지 말라고.


음.. 퇴근 전에만 처리하면 될 일 아닌가? 그리고 뭘 그렇게 돌려서 말하나. 그냥 "노예처럼 일해라"라고 말하면 될 것을. 보상할 생각은 안해주고 희생만 바라는 사람. 아니, 그 전에 누가 보면 일도 안해놓고 퇴근한 사람인 줄 알겠어요, 제가. 당신 기준으로 남들을 생각하지 마시라구요. 당신은 그 일 하려면 밤새 해야겠지, 차일피일 미루느라.


그리고 갑자기 떨어지는 업무.. 많다고 하는데, 그 갑자기라고 하는 업무는 너님이 작년부터 미루신 업무입니다. 인성도, 능력도, 뭣도 없는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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