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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Nov 03. 2022

누가 사과해야 할까?

사과의 순서는 잘못이 아니라 마음의 무게로 결정된다

"너 나 밀쳤어! 빨리 사과해."

"야! 니가 먼저 나 놀렸잖아. 너부터 사과해야지. 왜 나더러 사과하래?"

누가 먼저 사과해야 할까?

밀친 사람일까? 놀린 사람일까?

먼저 시비를 건 사람일까? 

아니면 잘못이 큰 사람일까?

교사로서의 지켜본 경험에 의하면 

아이들끼리 다툼에서

사과의 순서는 

대개 잘못의 무게가 아닌 미안함의 무게로 정해진다. 

 

미안하면 사과한다. 

사과하지 못하는 아이는

미안함을 못느껴서다. 

공감을 못하면 사과도 못하는 것이다. 

자신으로 인한 

상대방의 아픔을 모르는 아이는 참 안타깝다.  

마음을 나눌 줄 모르니

곁에 친구가 머물지 못한다.

외로울 수밖에 없지만, 

정작 자신은 왜 혼자인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야기해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르쳐야 한다. 


"사과하면 지는 거고, 사과 받으면 이기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아. 사과는 승부가 아니라 마음이야. 

미안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거지."

(사과의 의미 설명)


"친구 밀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 있니?"

"친구 놀린 거 미안해?"

(마음 확인)


"미안한 마음은 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래.

사과에도 용기가 필요해. 자, 용기 내보자." 

(용기 독려)


어디 아이들만일까. 

사과하지 못하는 어른도 있다.

사과하지 않는 걸 마치 

권위와 체면을 지키는 일처럼 여긴다. 

미안하면 누구나 사과할 수 있고 사과 해야 한다.

사과는 나이나 권위가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 

사과하는 어른이 있어야 

아이들도 공감과 용기를 배운다. 

아이들은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 집중하지만,

시비를 가리는 일만큼 중요한 건 

공감과 이해를 가르치는 일이다. 

자신의 고통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아파할 줄 아이, 

미안해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 중에는

실제 상황이 참혹해서가 아니라 

소소한 다툼 가운데 

사과와 화해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이 많다.

원수라서 화해를 못하는 게 아니라 

제때 사과를 안하고 화해를 못해 원수가 되고만 것이다. 

갈등 속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그리고 소박하다.

"미안해" 한마디면 된다.

그런데 그걸 못하는 아이가 있다.

변명을 늘어놓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

혹은 영혼 없는 사과로 상대편에게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미안해"

"괜찮아"

이 말이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되면 좋겠다.

사과와 용서의 빈곤에서 벗어나

화해의 달인, 마음 부자인 아이들로 자라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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