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뚱 멀뚱 서성이고 말았다
생각의 갈림길이 보이지 않는
늘 언제나 머릿속에는 생각이 많다.
단지 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거에 신경을 쓰지 않을 뿐이다.
어느 작고 얕게 흩어져 사라지는 먼지 마냥, 나는 그것들을 개의치 않는다.
하품을 크게 내뱉고 일어나 세수를 할 때 조차 머릿속에 생각들이 혼란하게 움직인다.
오늘 꾼 꿈과 어제 밤에 본 영상의 내용, 오늘의 걱정과 창 밖 소음의 자극까지
기어코 내 뇌속에 뿌리를 내려버린다.
"최대한 생각을 억누르고 싶다."
거리를 걸을때,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때, 누군가가 말을 건낼때, 누군가를 쳐다볼때,
내 눈에 담기는 수많은 색과 형상들이 내 뇌를 자극할 때, 또 다시 생각이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럴때면, 나는 중얼거린다.
"다음에... 다음에 하자."
생각하기를 멈춘다. 기쁨은 받아들이고 걱정과 불안은 억누른다.
'언젠가는 해결되겠지', '잘 되겠지'
그렇게 내 마음을 추스려야 나는 움직인다.
내가 하려던 것, 내가 해야하는 것을...
그런데, 앞이 안보인다.
"어디로 가야하지."
그저... 멀뚱 멀뚱... 서성이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