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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이오 Jul 25. 2018

#1. 돌하루방

여행길을 수호하는 제주의 석상..돌하루방

돌하르방 이야기

마을의 수호신,  악재를 막고 복을 부르는 기원의 대상,  도읍의 수문장.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여행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수호자.


돌하르방

제주도 민속자료 2호. 제주의 상징 석조물,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제주의 삼읍성인 제주성, 정의성, 대정성의 성문 앞에 세워졌던 석상이다. 성 안을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성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했다. 지금 널리 부르는 ‘돌하르방’이라는 이름은 1971년 문화재로 지정될 때 새롭게 붙여진 것이고, 그 이전에는 지역에 따라 수호석, 수문장, 장군석, 우석목, 무석목, 옹중석, 돌영감, 두룽머리, 벅수머리 등으로 다양하게 불렀었다. 

돌하르방은 성문 앞에 서서 위엄성을 보이고 있는데 그 주요기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수호신적 기능(守護神的 機能)이다. 문지기 노릇을 한다든가, 수위(守衛)·방어(防禦)의 기능을 지닌다든가 무덤앞에 세워진 동자석(童子石)의 기능과 같다든가 하는 내용을 주민들이 강조하는데, 이는 곧 수호신적 기능으로 요약된다. 둘째 주술종교적 기능(呪術宗敎的 機能)이다. 방사탑(防邪塔)의 기능과 같다든가, 축사(逐邪)의 기능을 지님으로써 난리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든가, 악질(惡疾)의 침범도 막을 수 있다든가, 애를 못 낳는 여인이 돌하르방의 코를 밤에 몰래 쪼아서 빻아 먹으면 잉태할 수 있다든가 하는 전승이 전해짐으로써 입증된다. 셋째 위치 표식(位置標識) 및 금표적 기능(禁標的 機能)을 했던 것으로 도읍지의 성문 앞에 세워짐으로써 도읍지의 위치를 분명히 알려 준다. 성 바깥 사람들은 성 안으로 함부로 들어오는 일을 삼가도록 했었으므로 위치표식과 더불어 금표(禁標)로서의 기능을 지녔음이 드러난다. 따라서 육지에 설치된 장승의 기능과 유사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돌하르방은 제주성의 동·서·남문 앞에 8기씩 24기, 정의성의 동·서·남문 앞에 4기씩 12기, 대정성의 동·서·남문 앞에 4기씩 12기 해서 모두 48기가 있었다. 그 가운데 제주성의 돌하르방 1기는 분실되어 행방을 알 길 없고, 2기는 1960년대에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옮겨져 있어, 지금 제주도에는 모두 45기가 남아 있다. 제주성의 돌하르방은 관덕정,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대학교, 제주시청, 제주국제공항, 삼성혈, 제주KBS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정의성의 돌하르방은 정의현이 있었던 성읍민속마을에서, 대정성의 돌하르방은 대정현이 있었던 대정읍 보성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복원·정비 과정을 거쳐 제자리를 찾은 정의성의 돌하르방들을 빼고는 모두 본디의 자리에서 옮겨져 있으니, 이들을 모두 만나보려면 발품을 좀 팔아야한다. 

돌하르방은 모두 2~3등신의 신체비율에 하반신이 생략됐으며, 벙거지 형태의 끝이 둥글고 테가 달린 모자를 쓰고, 양손을 배 위에 얹고 서있다. 자세히 보면 하나는 오른손이 올라가 있고 다른 하나는 왼손이 올라가 있는걸 볼수가 있다. 이유는 오른손이 올라가 있는 것은 오른손으로 붓을 잡고 글을 쓴다하여 문관이라 하고, 왼손이 올라가 있는 것은 왼손으로 활과 창을 잡는다 하여 무관이라 한다. 그래서 마을 입구 같은 데  돌하르방을 세울 때  한쪽엔 문관 돌하르방, 다른 한쪽엔 무관 돌하르방을 세웠다. 이렇게 문무관 돌하르방을 세워두면 재앙과액을 막는다 해서 제주도의 상징이자 수호신 역할을 했다. 또한 읍성마다 독특한 특징을 지녔는데, 직접 만나보면 더욱 실감나겠지만, 지역에 따라 크기와 얼굴 표정, 손의 표현, 분위기, 조각 마무리 상태 등이 저마다 다르고 느낌 또한 사뭇 다르다. 제주성의 돌하르방은 평균 신장이 181㎝로 덩치가 큰 반면, 정의성의 그것은 141㎝, 대정성은 136㎝로 어른 키보다 훨씬 작고 아담하다. 그리고 제주성의 돌하르방에게서는 무인의 호방한 위엄을 엿볼 수 있지만, 정의성의 돌하르방은 날카롭되 단정한 인상이고, 대정성의 돌하르방은 다정스럽다 못해 귀엽기까지 하다. 

돌하르방에 따라, 근엄하게 날카롭게 무뚝뚝하게 다정하게 느껴지는 갖가지 표정으로 수호신이자 수문장의 역할은 물론이고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방사(防邪)의 기능까지 담당했던 제주의 석상 돌하르방. 


오랫동안 제주를 지켜온 돌하르방의 그 당당한 기운을 받아 보자. 제주여행의 발길이 훨씬 든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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