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좀처럼 기운이 나지 않는다. 어느 날은 제대로 살아봐야지,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 힘이 솟다가도 어느 날은 아무런 힘을 낼 수가 없다. 오늘은 후자인 어느 날이다.
동기 부여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팀장님의 고민 중 하나가 나를 불타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나를 불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평생 기운을 내기 위함과 싸웠다. 기운이 나지 않을 때는 한없이 가라앉아 저 깊은 바닷속까지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발목에 달린 추를 끊어내려고 해도 코어 근육이 없어서 그런지 쉽게 끊어낼 수가 없었다. 운동을 시작하고 좀 나아진 것도 같지만, 간신히 헤엄쳐 나와도 이렇게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날이면 속절없이 다시 바닷속으로 끌려들어가버리고 만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하는 생각들은 대부분 거짓이다. 나를 좀먹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것들의 힘이 가장 쎌 수밖에 없는 때다. 생각을 하지 말자. 생각을 하지 말자. 우습게도 요즘 가장 고민이 깊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인데 부정적인 생각 만큼은 끝없이 번져가는 힘을 가졌다. 뇌는 부정할 줄 모른다더니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무섭도록 그 세를 불려버린다. 그럼 다시, 생각을 하지 말자가 아니라 좋은 생각을 해보자.
나약한 인간은 나약해서 쉽게 주저앉고 말지만, 그럼에도 살아야만 하기에 또 나약한 몸과 정신을 갈고닦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기력이 없어 뛰지는 못하더라도 내내 기어는 갈 것이다. 기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