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면 모난 돌이 돋는다
카페의 작명에 동네이름을 붙이고 가운데 글자를 빼고 부르니 하나의 보통명사가 되어 감쪽같다
괄호처럼 배가 부른 찻잔을 두손으로 감싸고 벽에 붙은 익숙한 영화들의 포스터를 스치듯 바라본다
인테리어 사물 중에서 가장 예민한 게 영화포스터
너무 눈에 익은 것은 촌스럽고
너무 눈에 낯선 것은 별스러운
그 함정을 피하려고 다른 이미지 사이에 쪽지처럼 손수건처럼 걸어 놓는다
이건 응시하지 마시오
흘낏 보면 다시 생경해질 수 있다 익숙했던 사물도
센터는 중요하지 않은 이미지로 장악하고
주변은 불편하지 않은 이미지로 포획하는
그래봤자 카페에서는 창 밖으로 넘어가는 시선과 찻잔으로 흐르는 시선과 음악에서 기대는 시선만
차라리 카페이름이 모음을 뒤집었으면 더 멋진데
평소에 연락이 뜸하던 제자가 전화기를 흔든다
오늘이 스승의 날도 아닌데
음력으로도 아닌데
안부를 묻고
안부를 전하고
안 부를 노래를 부를 태세다
긴 연락의 공백만큼 채우는 통화는 밀린 일기 같다
용건만 47분 30초를 하고도
다음달에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한다
언약하고 기약하는 것이 점점 두렵고 성가시다
더 좋은 인간이 지속적으로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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