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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02. 2022

나의 초능력들 11

패턴들 : 패턴과 패턴의 여집합

난 네게 불가능한 패턴이 될거야


나는 패턴에 쉽게 눈이 간다. 패턴이 주는 반복의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넘어 패턴 사이를 보는 것이 즐겁다. 일정한 도형이나 흐름, 그리고 말투 자체가 형성하는 반복이 돋보이는 것은 패턴 곁에 있는 여백이 흥을 돋우어 주는 덕분이다. 여백이라는 패턴! 패턴은 패턴 자체만으로는 불완전하다. 패턴과 패턴 아닌 것들의 패턴이 합쳐져야 비로소 완벽해진다. 엄밀하게 말해 나는 패턴 사이에 존재하는 패턴의 여백에 매료된다. 패턴은 경계가 분명하지만 패턴의 여백은 경계 지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나 패턴 주변을 기점으로 보이지 않는 경계를 스스로 가지고 있다. 가끔씩 패턴과 패턴의 여백이 대칭을 이루기도 한다. 이런 경우 주요 패턴과 보조 패턴을 구분하는 것은 비트겐슈타인이 보여준 오리-토끼 그림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중첩된 흥미로움이 있다.


패턴은 한쪽을 보고 있으면 여백이나 또 다른 패턴 보기를 내려놓아야 된다. 두 가지를 동시에 보는 것은 불필요하며 소용없다. 패턴의 미적 표현의 좋은 예는 두 가지 이상 색의 배치로 만들어낸 경우일 것이다. 보는 취향에 따라 만화경을 바라보듯 황홀해진다. 평면으로 구현하는 입체감이 고급스러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명품들은 어떤 심벌의 패턴으로 품격을 드러낸다. 패턴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된다.


패턴이 꼭 보이는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의 흐름이나 언어의 표현에서도 포착된다. 반드시 유사 패턴 즉, 등차 수열이나 등비수열과 같은 형태가 아니더라도 패턴은 읽힐 수 있다. 사실 나는 예측 가능한 패턴의 분석에는 관심이 없다. 그것은 애널리스트의 몫이고 밥줄이며 전문분야이기에 더욱 무관심하다. 예측 불가능에 대한 패턴을 읽어내는 것이 즐거운 놀이가 된다. 음... 무엇이 좋은 보기가 될까. 아! 이런 경우가 비근한 예가 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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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능력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들의 패턴을 읽어내는 일이다. 패턴을 읽는 것이 익숙해지면 일상이 음악이 되거나 과학이 된다. 문학이거나 무용이기도 하며 건축이거나 미술이 된다. 이제 방금 세상을 보게 된 아이가 되었다가 세상 모든 것들을 눈에 담은 노인이 된다. 이러한 반복의 패턴 읽기가 가져다 주는 가장 결정적인 매력은 나 자신이 타인에게 읽히지 않는 패턴을 가지는 유일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매혹적인 유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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