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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04. 2024

영화 같은 밤

0906

그 밤

슬픈 밤

서글픈 밤

부끄러운 밤

공포스러운 밤

꿈만 같던 밤

잠 못 든 밤

어젯밤

12.3


하낫! 둘! 셋!

나란한 숫자가 구령이 될 줄이야

멋진 일에는 카운트다운을 세는데

놀랄 일에는 카운트업을 세는구나

3.21에는 우리를 웃게 해 줄 이벤트를 계획해 줘


월드컵 때나 트는 티브이를 켠다

방송사마다 낯선 진행자들의 당황한 모습이 역력해 말이 어눌하다 채널을 돌린다 화면 속이 메쓰껍다


영화 속 장면 같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시놉시스는 반백 년 전 이야기를 가져온 것 같다


요즘 극장가 추세가 지난 영화를 리마스터링 해서 보여주니 트렌드를 의식해서 기획한 인상이 크다


감독이 누구인지 시나리오가 엉망이다 개연성이나 이야기흐름이 거칠고 난삽하다 캐스팅도 엉망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평론가의 악평이 쏟아진다

주말의 명화로도 편성되지 못할 주중의 졸작이다

감동도 즐거움도 주지 못하고 개봉즉시 사라진다


요즘 시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제작사가 안쓰럽다 흥행에 자신이 없으면 굿즈로 포스터도 나눠주고 예쁜 배지도 줘야 재개봉 영화를 보러 씨네아스트는 움직인다 누구의 마음도 사로잡지 못한 졸작이 화요일 심야시간에 개봉했다 취소했다


이제는 더이상 계몽영화는 설 자리가 없다

아직도 관객을 가르치려하고 선동하려 하다니


세련되게 감각하는 영화를 보고 싶다

슬픈영화라고 관객보다 더 많이 우는 배우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한국영화 침체의 원인이 낱낱이 드러난 이번 개봉작 해프닝을 통해 생각한다


시나리오 작가의 양산 시스템이 보다 체계적이어야 할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탄탄한 서사를 풀어낼 인재들의 양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영화 시장을 해외로 확장할 인재가 시급하다


나랏님이 엄중한 국정업무일정을 쪼개 이렇게 손수 나서서 영화를 찍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한국영화의 발전을 너무 걱정하는 대통령을 가진 국민은 행복해야 되는데 왜 자꾸 부끄럽고 슬플까


https://brunch.co.kr/@voice4u/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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