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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07. 2024

주관적 시간

0909

시계가 고장 난 듯 빠르게 시간이 지나간다


예전보다 반박자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이를 증명하려면 날마다 동그라미를 쳐본다


며칠 뒤 꺼내보면 동그라미가 노트 가득하다


체감 시간과 실제 시간이 불일치함을 실감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강하게 느끼는데 당연하다


1살에게는 1년이 평생이기에 시간이 더딘 반면에

60살에게는 1년이 인생의 1/60이기에 쏜살같다


시간은 객관적으로 측정되나 주관적으로 흐른다


그러니 시간을 타인과 동일하게 다루면 난감해진다


나만의 리듬과 나만의 박자를 가지고 살아야 시간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수시로 내 세월의 메트로놈을 조율해야 한다


시간은 엿가락 같이 수시로 휘고 휘청거린다


시간은 시계 속에 있지 않으며 시계와 다르게 있다


시간은 아날로그 시계의 초침처럼 원운동을 하지 않으며 디지털 시계처럼 카운트되지 않는다


오히려 거리의 점멸등처럼 잠깐 보였다가 소멸한다


너무 촘촘하고 지속적이서 연결되어 있거나 동일해 보이는 선처럼 인식되나 시간의 사이는 암흑이다


아이들은 그 사이를 정확하게 바라보기에 더디가고

성인들은 그 사이를 어설프게 놓치기에 빨리 간다


그래서 신이 날 때 빨리 흐르고 지루할 때 느려진다


오늘도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매일이 다르고 타인과 다르다는 점을 상기한다


시간에게 속도의 주도권을 넘기지 않으려면 나의 의지가 개입해 관여한다


시간의 범람을 막을 리추얼과 루틴을 댐으로 막고 실천한다 아무리 하찮아도 좋고 쓸모없어도 좋다


이는 시간을 촉각하고 음미하며 천천히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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