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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07. 2023

능사의 민낯

0543

유연함이 능사일까.


강직함이 능사일까.


늘 극단은 한계를 끌어안는다.


능사는 유연과 강직 사이에 존재한다.


사이라서 모호하고 적확하다.


능사는 때때로 신기루라는 논란에 휘말린다.


능사가 아니다


이처럼 부정문에 즐겨 쓰는 건 쉽게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극히 빈약하기 때문이다.


유연보다는 우연의 신세를 많이 지고

강직보다는 우직의 덕을 더 많이 본다.


함부로 능사를 농사짓듯이 다룰 수 없다.


보장된 순서도 없고 예정된 수확도 없다.


능사 앞에서는 능사의 옆모습만 가까스로 보인다.


능사는 능청스럽게 존재한다.


누구나 능사를 제대로 거머쥐지 못해 '여기다'라고 하거나 '생각한다'라고 하거나 '아니다'라고 뭉개고 퉁치고 만다.


https://brunch.co.kr/@voice4u/420

능사는 능구렁이다.


독은 없지만 사나운 성질은 꼭 닮았다.


비슷한 명명은 괜한 인연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내민다거나

일본에서 비틀즈 멤버 링고 스타를 사과주스 광고에 출연시켜 링고(사과)슷타(같았다)라고 말하게 하는 건 능사가 아닌 듯 보이나 능사스럽다.


오늘 하루 나를 스쳐 지나갈 능사는 무엇일까.


능사인 줄도 모르고 놓치거나 능사 아닌 것을 애써 붙들고 애원하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아침이다.


https://brunch.co.kr/@voice4u/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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