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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06. 2023

나비의 비행

0542

나아지는지 악화되는지 모르고 산다.


해소되었는지 더 꼬여만 가는지도 모른다.


그저 나만의 견지에서 낙관을 그린다.


뭉툭한 감각에만 가까스로 의존한다.


위험천만해 보여도 어쩔 수 없다.


몰라서 안심이 되고 외면해서 근심으로부터 멀리 자리한다.


이토록 나약하고 어리석다.


촘촘한 지도를 들고도 지혜롭지 못한 길을 걷는다.


다 알면서도 다 알아내지 못하고 다 알아맞추지도 못한다.


개인은 지극히 똑똑해졌지만 둘 이상이 모이자 길을 자주 잃는다.


공허해지는 곳으로 몰려들고 서툰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전에 익숙했던 이야기도 낯선 신화로 탄생한다.


https://brunch.co.kr/@voice4u/482


서랍을 열자 지난봄에 날아와 들어앉은 나비가 나와 날았다.


이를 나비의 출현이라 말할 수 없다.


어쩌면 서랍의 비행이라 부를 수 있다.


스스로 날 수 없었기에 비행 에너지를 오랜 시간 품었던 서랍을 오해하지 않는다.


그저 품기만 해도 유사 성질로 바뀔 수 있다.


특히 인간만이 그 점에 특화된 생명체.


그래서 이미지를 품고 이야기를 품는다.


글을 쓰는 순간 손 끝에서 나비가 날아오른다.


이를 나비로 고스란히 말하지 않는다.


내가 날아오른 것으로 본다.


방정맞은 날갯짓에도 세상은 우아하다고 말한다.


직선으로 날지 못해도 자유롭게 난다고 손뼉 친다.


https://brunch.co.kr/@voice4u/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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