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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05. 2023

고요한 중심

0419

평정심을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좋으면 좋아서 어렵고 나쁘면 나빠서 어렵다.

평정심은 온화한 무표정이다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저항에 평온한 상태다.

거친 말에 흔들리고 못난 표정에 휘청거린다.

하나의 마음이 지나가면 다른 마음이 들어앉아 칭얼거린다.

아무리 겪어내도 마음은 늘 어리고 여린가.

다짐이나 각오의 갑옷은 자주 무장해제되고 벗겨진다.

본디 나의 것이 아닌 탓이다.

모두가 내 맘 같지 않다는 말은 상처 난 마음의 비명소리다.

내 맘 같은 적이 있으랴.

잠시 분위기에 취하고 감정에 가려져 보지 못했을 뿐 늘 타자의 마음은 내 것과 보색 대비를 이룬다.

나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추.

중심점을 아래로 내릴수록 그나마 흔들림을 줄일 수 있었다.

평점심은 겸허로 조율할 수 있다

내가 낮아져야 상대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내가 그나마 버텨낼 재간이 생긴다.

높아질수록 나는 흔들렸고 비틀거렸던 것 같다.

나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올라가려고 애쓰기보다 바르게 낮아지려고 고심하는 것이 현명하다.

평정심을 상실한 비상은 추락이 자명하다

고요한 중심으로 돌아가야겠다.

그곳에는 미움도 다툼도 없었으니 평화로운 공존의 터전이다.

성공이라는 찌그러지고 일그러진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의미를 잃고 서로를 존재케 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상향일까.

아니다. 실세계라면 그러하지만 마음의 세계라면 나의 의지에 달렸다.

이제는 나의 마음속을 전쟁터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심장, 비장, 폐, 위장, 신장 등이 속절없이 다칠 것이다.

그것들은 좁은 내 육체 안에 있으면서 서로를 밀치지 않고 지원하며 존재하지 않는가.

어쭙잖은 자만과 교만이 내 키보다 커지려 했으니 자존심의 허리를 굽혀 낮은 자세로 삶의 좁은문을 통과해야 한다.

바늘귀만 하게 내 안의 낙타를 축소시켜야 한다.


잘 싸우는 전사가 아니라 싸움을 지우는 파이트 이레이저 Fight Eraser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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