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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06. 2023

사회적 신체

0420

코파는 자-손이 닿는 곳의 이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해 잠시나마 청결을 획득하려는 욕망의 몸짓
타자-추접스럽고 더러워 콧구멍으로 들어가는 손가락마다 후추를 발라 행위를 제지하고픈 시선


우리는 이토록 시선이 다른가.

깨끗해지려는 행동이 깨끗함으로부터 멀어져 보이는 것은 왜일까.

내가 하면 로맨스인데 남이 하면 그렇지 않아 보이는 건 왜 그럴까.


가령 버스 안에서 발을 앞 좌석에 올린다거나 덥다고 웃옷을 훌훌 벗어버리는 경우.

비난을 받는 것은 단순히 예의가 없어 보이는 것에 국한된 사항은 아니다.

공공의 장소에 한 개인이 들어오는 순간 더 이상 그 몸뚱이는 개별적 육체가 아닌 사회적 신체가 된다.

어떤 사고나 피해를 받을 경우에는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지만 온전히 보존된 상태는 개인이 함부로 표현할 수 없는 집단속 사회적 신체로 변모한다.

규범과 질서에 부합된 신체의 역할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신체는 나와 타자의 근본적인 시선 차를 비교적 절충하는 선에서 공존한다.


그러므로 내 몸을 내 맘대로 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하는 건 신체와 공간의 상관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지에서 나온 오류다.

공간과 장소에 따라 의복이 달라지듯이 신체는 태도를 통해 적절한 변화를 가능케 한다.

그래서 같은 주장이라 할지라도 방에서 소리 내는 것과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발화행위가 된다.

거창한 담론을 품지 않아도 신체는 장소를 넘나들며 잦은 사회적 저항에 부딪힌다.

내 의지로 팔다리가 움직이기에 자주 착각을 하기도 한다.

최근의 공공의 공간에서 잔혹한 사건이 빈번해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모든 잔혹범죄는 은밀한 곳에서 자신의 신체를 숨기며 행하는 것이 상식적인 형태인데 근래의 사건사고들은 상식을 뒤엎는다.

왜 그럴까.

그 대상도 불특정 하다.

이는 구조에 대한 분노, 보이지 않으나 자신을 옥죄는 시스템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듯하다.

개인의 인격을 중요시하면서 집단이 소외되었다.

사회가 외로워지면서 사회 안에서의 신체도 그 기본이 흔들린 것이다.

공공의 공간과 사적인 공간을 오가는 사이 신체의 관점 구분이 모호해지고 그 변모의 타이밍도 자주 놓치는 현상이 일어난다.


여러 급격히 변하는 이 시대에 사회적 신체에 대해 우리가 소홀한 건 아닌지 염려가 되는 휴일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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