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명진 Oct 03. 2018

산내현장(3)

산내 현장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10편까지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최대한 요약해서 다음 편까지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너무 상세한 내용은 써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나에게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전편 포천 현장에서 말했듯이 K는 고의적이든 아니든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고 그가 약속했던 제주도 계약 역시 공염불에 그쳤다는 게 드러났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산내 현장이었다.



산내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를 두 가지로 정리하자면 첫째는 원안보다 추가 시공이 너무 늘어난 것이고 두 번째는 추가 시공에 대한 금액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문제 모두 K가 개입이 되어 있었고 결국 공사가 다 끝난 8월경에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우선 추가 시공이 늘어남에 따라 공사기간도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산내 사장은 공사기간이 늘어난 것을 전적으로 우리 책임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또한 악조건에서 공사하다 보니 우리 측 과실로 마감이 매끄럽지 못하고 실수가 많았다. 이건 전적으로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산내 사장이 우격다짐으로 해달라는 추가 시공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겨 발생한 하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마찬가지로 이 또한 우리의 책임으로 넘겼다.



또한 추가 시공에 대한 금액을 구체적으로 합의하지 않고 문서로도 남기지 않아 공사가 끝난 뒤 이 금액에 대해서도 씨름을 했다. 금액 역시 K가 본인이 책임지고 받아오겠다고 했으나 막판에 가서 그는 도리어 산내 사장은 편에 서서 우리의 예상치보다 한참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K를 믿은 것도 있지만 우리가 특히 내가 너무나 미숙했다. 믿음과는 별개로 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개탄스러울 나름이다. 여하튼 산내 사장은 하자를 이유로 공사 잔금을 지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하자처리를 다 한 뒤에 주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긴 싸움이 되겠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우선 내부의 적 K를 정리하고 사장과 담판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산내의 마지막 편에는 어떻게 K를 정리하고 싸움이 진행됐는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 포천현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