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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Feb 22. 2024

섬김이란 이런 거지.

감사편지 아홉 번째.   행복한 권사들

톡방에 알림 신호가 울립니다.


'보름밥 당겨서 먹으려고 하는데 12시 30분에 식당영업 할게요. 오세요. ㅎㅎ'


아래로 감동의 답글들이 주욱 올라옵니다. 와우!

원래 모임 약속시간은 오후 2시였습니다. 후다닥 준비를 하고 진눈깨비 내리는 질척한 도로를 유쾌하게 달려갑니다.

먼저 와 계신 분들은 테이블에 펼쳐진 밥상에 연신 감탄사를 쏟아냅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그들의 젓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남이 해주는 밥은 무어든 다 맛있다고 하지만, 두 종류의 오곡밥과 8가지나 되는 나물들은 그냥 [남이 해 주는 밥] 수준이 아닙니다.

그리고 남은 반찬은 봉지봉지 담아서 가져가라 하십니다.


식당이냐고요? 생일상이냐고요?

아닙니다.



작년 가을,

평균 나이 60세가 훌쩍 넘는 8분과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보니, 어린이집, 유치원원장님, 그리고 모르는 두 분이셨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각 섬기는 교회가 다른 권사님들이라는 것입니다.


[브런치스토리]에 버거웠던 50대를 들추어내어 토해내느라 몸도 마음도 기진맥진인 시기였습니다.

낯선분들과의 12주가 넘는 과정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니, 조금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오랜 친분의 유아교육관련자가 많았지만 거의 10년 만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픈 허리에 복대를 장착하고 달려가게 만큼 처음 뵙는 강사권사님의 강의는 열정적이셨습니다. 바쁘게 원을 운영하면서 참여하는 이분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금요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부방엔 전업주부가 저 말고 한 분 더 계십니다.

바람이 쌩쌩부는 차가운 12월 어느 날입니다.

길치인 저는 진입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길을 헤맵니다. 그날도 내비게이션을 따라왔지만 모임장소 근처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었습니다.


자전거 한대가 지나갑니다. 운전자는 익숙한 얼굴입니다. 좌석에 커다란 박스가 실려있습니다.

공부가 끝난 후 이분은 박스를 풀고 뜨끈한 호박떡을 한 덩이씩 안겨주십니다. 본인이 직접  호박으로 만든 떡이랍니다. 이렇게 추운 방앗간에서 떡을 찾아서 오셨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도토리묵을 만들어오셨습니다. 직접 주운 도토리라 합니다. 다음엔 도토리떡을 우리에게 선물로 안겨주셨습니다.


이렇게 이분의 섬김은 시작되었니다.

12주 과정이 끝나고, 다시 12주의 다음 과정이 시작된 지금까지 매주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임장소가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카페에서 이분이 섬기는 교회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하니다.

호박죽, 콩나물 비빔밥, 명절 후엔 떡국, 어느 날엔 들깨로 만든 강정을 한통 가득씩 담아주십니다.


혹 어느 분이 바쁜 일정 때문에 참석이 어렵겠다는 톡이라도 올라오면


'오늘은 삼계탕을 준비해 놓았는데. 우짠데'


모든 제쳐놓고 달려옵니다.

오늘도 이렇게 이분의 손 큰 점심식사가 준비되었고, 행복하다 깔깔대는 웃음소리는 그칠 줄을 모릅니다.



하늘문교회 유*옥권사님.


몇 개월을 매주마다 장소를 제공하는 건 분명 번거로운 일이겠지만 권사님은 진심으로 준비하심이 보입니다.

처음엔 고맙고, 감사하고, 염치없고, 죄송했지만 권사님의 섬김엔 기쁨이 넘쳐 보여 이젠 함께 누립니다.

타 교회분들을 이리 진심으로 섬겨주시는 모습에서 배워갑니다.


'진정한 섬김이란 이런 거지'


권사님의 섬김덕에 숭숭 구멍 난 마음에 회복이 채워져 가고, 권사님의 사랑덕에 모두가 행복한 모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권사님 그러셨지요. 가을 햇살이 아까워 어딘가 담아두었다 끄집어내서 사용하고 싶다고.

권사님의 섬김도 꼭 꼭 가슴에 담아두었다가 필요한 누군가를 위하여 사용하겠습니다.


권사님의 섬김을 통해 하늘문교회에 부흥의 은혜가 부어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당신의 섬김이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2024년. 2월. 22일  김미* 권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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