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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Good Jul 27. 2018

명품, 좋아하시나요?

상표/브랜드 이야기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고 열망하는 그 명품은 도대체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명품(名品)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은 명품이라는 단어를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백화점에 '명품관’이 들어서고, 번쩍거리는 쇼윈도와 건물을 보면 내용보다 포장지가 훨씬 명품처럼 보일 정도다. 그만큼, 명품이라는 용어는 그 본래적 의미와 상관없이 우리의 생활에 이미 남들과 다른 상업적인 의미로 이미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사전적 의미처럼 명품은 그야말로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나 '작품'이다. 그러나 '명품'이라는 용어를 누가 제일 먼저 상업적으로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명품은 '브랜드'가 그 가치를 보증하고 있는 듯하다. 제 아무리 뛰어난 물건일지라도 거기에 붙는 브랜드, 즉 '상표'가 속된 말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라면 그 상품은 브랜드를 갈아타지 않는 한, 언제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상표법을 처음 접하고 공부하면서 내내 느끼는 것은 요즘의 명품이라는 것이 옛날 옛적이 되어버린 다양한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건이나 작품의 의미보다는, 막대한 자본으로 마케팅에 의한 브랜드의 '힘'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태초에 그 의미가 제품 디자인의 탁월함과 독창성의 인정이 그 시작이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결국 살아남은(?) 제품들의 이유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젠 '명품'의 진짜 의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르게 정의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일반 수요자에게 저명하게 알려진 브랜드가 부착된 고가의 상품'이라고 말이다.
 
 브랜드는 나라마다의 정서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고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 만큼 하나의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정체성이 상업 문화에 융합되면서 만들어진 하나의 트렌드다.  여기에 상표권이라는 강력한 독점 권리가 결합하면서 마치 예전의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유일한 물건과 같은 마케팅 효과를 더불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한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 중에 손석희 JTBC 사장이 평범한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슈화 되면서, 사람이 명품이어야 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그 손목시계는 왜 명품이 될 수 없었던 것일까? 이유는 아마도 잘 알려지지 못한 브랜드의 제품이거나, 통상적으로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과 같은 고가(高價)가 아닌 저가(低價)인 것이 주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글의 취지가 시계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는 IT분야나 특정 기술분야에서의 제조업은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당연히 그 기술력 자체가 중요하며, 그야말로 기술력이라는 장인 정신이 명품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인식이 있다. 그럼에도, 역시나 자본주의 중심의 세상에서 '브랜드'의 힘은 수요자에게 적잖은 품질인식과 기술력의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또한 현실이다.
  
 의류나 특히 패션분야에서 브랜드 파워의 그 첫걸음은 물론 평범하지 않은 창작적 재능으로 시작되었음이 분명하겠지만, 그 창작적 가치가 쌓아야 할 명성이 상업적인 자본주의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게 됨으로써, 새롭게 발 돋음 하려고 하는 크리에이티브의 창작적 가치가 온전히 전파되지 못하는 아쉬움은, 창작의 다양성의 가치가 상업적 명성에 묻혀 대중에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상표의 권리화, 권리화에 의한 독점적인 권리는 일반 수요자로부터 상표를 통한 오인혼동을 방지한다는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과 수요자 이익 보호의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같은 복잡한 시대에 ‘보호’가 필요한 다양한 객체의 출현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창작적 가치의 탄생과 더불어, 나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관련 제도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신의 ‘권리’의 획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창작적 가치가 일반 수요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과정까지의 여정에 유용한 창과 방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이, ‘누군가의 것’으로만 정의되고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의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에 의한 보다 다양한 창작적 자산들이 보다 많은 수요자에게 유통되는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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