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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원 Jul 04. 2024

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1

강남에 집 샀어요

무려 3년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그간의 게으름에 대해 반성해본다. 사실 그동안 작은 동네 서점을 오픈해서 책방지기를 하며 좌충우돌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것이 무려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던 것에 대한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 있겠다. 어쨌거나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3년이나 지났는데 그 시간동안 독립서점을 오픈해서 온갖 삽질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오고 있는 것 이외에 또 다른 소식이 있다면 강남에 집을 샀다는 것이다. 물론 빚을 많이 졌다. 그렇다. 빚을 정말 많이 졌다. 이번에는 용기를 내었다. 


나와 서울 부동산

사실 나는 부동산이 정말 저렴해지기 시작한 2010년에 자가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그것도 지금 마용성이라 불리는 성동구에서 자가로 시작했다. 당시 내가 자가로 구입한 행당동의 25평 9년차 아파트는 준신축이었는데 왠만한 경기도 외각 지역의 아파트보다도 훨씬 더 저렴했다. 무려 3억대 중반이었으니, 10년 좀 넘는 세월 동안에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당시는 지금처럼 인서울 이런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신축보다는 학군이라든지 동네의 쾌적함이라든지 이런 면이 좀 더 우선시 되었던것 같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학군의 중요성은 약화되었고, 한국 경제가 발전하며 국민 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가면서 수도권 대부분이  공원, 도서관, 상업시설 등 편의시설이 균질하게 갖춰지며 쾌적성이 대동소이하게 되다보니 일자리에서 가까운 직주근접이 집값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된 듯 하다. 그러다보니 일자리가 밀집된 3도심에서 가까우면서 뉴타운으로 인해 대규모로 신축 아파트가 공급된 마용성이 지난 10년간 가장 크게 부상한 듯 하다. 


아뭏튼 나의 경우 막 부동산이 바닥을 벗어나던 2015년말에 5년 반을 살던 행당동의 신혼집을 헐값에 팔고 강남의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에 전세로 이사를 갔다. 강남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2014년에 행당동 신혼집 대출을 다 갚았을때 3억 정도 대출을 일으키면 강남의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었다. 당시는 6억대 중반에 강남 요지에 위치한 30평대 아파트가 널려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에 도곡동에 위치한 역삼럭키 아파트로 임장을 갔었는데 3억 정도 대출을 일으켜야 갈아타기가 가능한 것 때문에 포기를 했었다. 대출에 대한 나의 트라우마는 앞선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runch.co.kr/@kjeanwon/5 

나는 마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기억은 현재는 삼성동 힐스테이트가 된 당시 AID 차관아파트에 살던 때 부터이다. 아마도 대여섯살쯤이었던 듯 하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에 현재 재건축 중인 구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로 이사를 와서 결혼할때까지 30년 동안 그 곳에서 살았으니 남이야 뭐라하든 나는 강남 키즈였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내 아이도 강남에서 키우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터, 그 욕망으로 인해 2015년에 경제적으로는 그처럼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얼마나 힘들었는지, 어떻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는지는 다음편에서 기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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