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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원 May 10. 2021

가계 자산 관리에 대하여 #3

가정 경제 연구소 여덟 번째 이야기

전업 맘의 가계 자산 관리- 부채 편 #3


지난 편에 가계 자산에 대해 다루며, 자산에는 유동자산, 고정자산, 부채가 포함된다고 다룬 바 있다. 예를 들어 예금, 주식 등 유동자산이 1억, 부동산 등 고정자산이 5억인데 이 고정자산 5억 중 자기 자본이 3억이고 대출이 2억이라면 총자산은 6억이 된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순자산이라고 하는 데 예시를 든 가계의 경우 순 자산은 6억에서 대출 2억을 뺀 4억이 된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는 가계가 대출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했고, 열심히 회사 다니며 근로소득을 따박따박 저축만 해도 부자는 아니지만 최소한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되었다. 이 시절에는 저축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이제는 지나간 우리 부모님 시절 얘기다. 현재는 40살만 넘어도 언제 직장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해마다 폭등을 거듭하기 때문에, 근로소득만을 저축해서는 '벼락 거지'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근로소득을 가지게 된 20대 30대는 일정 기간 동안은 반드시 이 근로소득을 저축해서 자본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하지만 오늘 글의 주제는 저축으로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략하겠다.


개인적으로 평생 부채로 인해 물려받은 재산을 탕진하셨던 '펑펑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부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2014년에 아이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를 오려고 아파트를 알아보다, 부채 2억을 지는 것이 싫어서 포기했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13년 2014년은 최근 20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이 최저점이었던 시절이었다. 만약 이때 2억의 부채를 졌다면 우리 부부는 10년 정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채의 힘을 빌려 시간을 사는 것, 이것이 바로 부채의 레버리지 효과이고 좋은 부채이다. 단, 이 좋은 부채는 본인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부채 일 것,  저금리,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기여야 할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 지금이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인지 아닌지는 경제신문을 읽거나 경제 방송을 듣거나, 평소에 조금만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도 알 수 있다. 제발 집값이 오르는 게 투기꾼 탓이고 한국은행이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황당한 얘기는 듣지도 말고 하지도 말자. 최소한의 경제 공부는 생존의 조건이기 때문에 꼭 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그렇다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부채는 어느 정도 일까? 물론 본인이 스스로 기준을 정할 수도 있겠지만 나라에서 기준을 정해주기 때문에 여기에 따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DSR (Debt Service Ratio: 연간 소득 대비 총 부채액)은 한해에 상환해야 하는 이자+원리금이 한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7월 1일부터 시행될 DSR 2단계 규제는 이 비율을 40%로 규정한다. 즉 연봉이 4000만이라면 연 1600만 (월 133만 원) 이 최대 부채 상환액이 된다는 얘기다.   


요약하자면, 소비를 하기 위해서나 외제차를 사기 위해 지는 빚은 나쁜 빚이지만 경기 확장기에 자산을 사기 위해 지는 빚은 10년, 20년의 시간을 벌어주는 좋은 빚이다. 우리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경기 사이클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한 반드시 좋은 빚과 나쁜 빚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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