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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사는 투칸 Apr 04. 2022

코로나 시국의 출산이란

빼앗긴 임신, 출산의 로망은 언제쯤 돌아올 것인가

코로나에 빼앗긴 일상이 한두가지이겠냐마는,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 아빠들은 특히나 남들 다 하는 임신, 출산의 로망을 많이 빼앗기고야 말았다. 가령 태교여행이나 만삭 사진, 그리고 임신 검진과 출산 시의 남편의 동반까지도 말이다.


사실 이런 모든 로망이란 게 결국엔 엄마, 아빠의 욕심이긴 하나, 새 식구를 맞이하기 전, 온전히 부부 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앞서서 부모가 된 선후배, 동료들은 부모가 아닌 부부의 시간을 맘껏 즐겨두라고 강력히 권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와 스웨덴 남자 역시도 한참 태교여행을 갈 수 있을 주수가 올림픽 종료 후 일본의 코로나 확산 상황이 극한에 달하던 때였던지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만삭 사진을 찍을 무렵엔 다소 소강상태라 어찌어찌 찍었는데, 막상 출산이 다가오니 오미크론이 또 한바탕 세계를 휩쓸고 있다.


결혼 기념일엔 태교여행 대신 오마카세 스시를 먹으러 갔다.


사실 나는 대학병원 출산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로컬 병원에 비해 코로나 예방 기준이 굉장히 엄격하다. 그래서 남편 동반 출산과 입원 중 면회는 애저녁에 금지된 상태였고, 그나마 산부인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출산 후 1시간 패밀리 타임을 가질 수 있는 배려 정도는 받을 수 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혹시 이마저도 금지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상태지만) 나의 경우, 요코하마시의 산후 케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계획인데 만약 계획대로 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면 병원에 6박 7일 추가 입원을 하게 된다. 즉, 스웨덴 남자는 최악(?)의 경우 열흘 넘게 첫 아이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는 울상이 되었다.


모처럼 받은 출산휴가도 집콕으로 끝나버렸다. 출산  마지막으로 예쁜 카페도 가고 산책도 많이 하겠다는 계획은 당연히 성사되지 못했다. 만약에라도 코로나에 감염되면 자연분만은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 출산 후에도 완치 판정을 받을  까진 아이를   없는 최악의 출산을 맛보아야 함을 알기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내 삶에 둘째가 있다면 그때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을까. 코로나에게 빼앗긴 기회와 순간이 너무나도 많아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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