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과 임팩트에서 주는 영향력
퇴사 전과 퇴사 후의 영향력을 체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랜드를 퇴사하고 스타트업에 갔을 때였고, 스타트업을 퇴사하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지금이 그렇습니다.
이랜드에 있을 때는 회사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임원분들이 많으셨죠. 그때는 저도 참 기고만장했습니다. 제게 많은 것을 여쭤보시고 도움을 요청하셨었는데 그때 제 실력 때문이라는 자만이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 실력이 아니라, 제가 있었던 포지션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오너이신 부회장의 비서실장으로 5년을 일했고, 겸직했었던 인사위원회 인사팀장의 역할이 그룹 임원분들의 승진과 평가를 관리하던 부서였기 때문이었거든요. 이후 작은 법인 5개를 책임지던 인사실장으로 부서 이동을 했을 때도 주에 한번은 부회장님을 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해있던 조직의 BU장과 그룹의 임원분들이 제게 잘해주시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잘나서 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Position이 아니었다면, 제 뒤에 부회장님이 없었다면 절대 연락하지 않았을 임원들이 꽤 많았더라고요.
퇴사를 한다고 회사에 이야기 했을 때부터 조금씩 그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준비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임원분들과 식사를 하고, 응원과 기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퇴사를 한 이후에도 제가 일하는 스타트업으로 찾아오는 임원들이 계시더라고요. 전화와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식사 약속을 잡는 임원들도 있었고 커피챗을 하는 분들도 있었죠. 저를 만나는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백종화라는 사람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도 계셨고, 실제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이 필요해서 고민을 풀어놓으셨던 분들도 계셨죠.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실력보다 제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Position이 아닌 Impact Leadership을 고민했던 시간이었고, 내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를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선배와 후배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시간을 함께합니다. 또 요즘에는 그래도 조금은 더 리더십 코치로 더 브랜딩이 되었는지 과거 선배님들이 찾아오는 횟수가 늘었고, 다른 기업의 리더분들도 주말이나 저녁시간에 만나는 횟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한번은 '저를 찾아오시는 이유'를 여쭤 본적이 있었습니다. 간단하더라고요. "코치님이랑 이야기를 하면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또 그걸 행동하게 되요." 라고 말이죠.
리더마다, 코치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양한 Impact를 줍니다. 저는 그 중에서 '다른 관점과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제 신입사원 시절부터 저를 봐 오셨던 고참 선배님들도 제게 많이 여쭤봐 주시고, 코칭도 요청해 주시며 지금의 모습을 인정해 주시거든요.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 성장한 나를 인정해 주는 동료들이 있기에 오늘도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하루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리더십에서도, 조직문화에서도 Position이 아닌 Impact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포지션에서 주는 권위와 권한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들으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도록, 그들이 나로 인해 스스로 더 성장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돕는 Impact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