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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SMIN Sep 18. 2021

불행이라는 씨앗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

죄의 씨앗은 불행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불행은 스스로를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생각을 마비시키고 시각을 좁게 하며, 주변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켜 결국 감옥과 같은 상태에 가두고 만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감옥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각하는 것 또한 더욱더 큰 문제다.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은 대부분 두 가지로 국한되는 데, 죄의 강화이거나 자포자기가 그것이다.  죄는 불행한 마음을 먹이 삼아 성장하기 때문에 불행하다는 마음이 계속되는 한 죄의 강화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생명을 끊거나 죄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 밖에 없다. 자살은 죄로부터  탈출이 아니라 죄의 상태를 고착시키는 가장 안 좋은 선택이다.  


인간은 죄악에서 결코 벗어 날 수 없다. 다만 노력할 뿐이다. 죄에서 돌이킨다고 하는 행위는 죄의 임계점에 도달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역할만 할 뿐 죄에서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그러니까 그것이 죽음 직전까지 이어질 때에 비로소 인간은 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살아생전 끊임없이 반복되는 죄의 속성을 스스로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 예수님도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 하셨고, 시간을 늦추셨다. 그 유혹이 기록된 것으로 세 차례였지만 짐작하건대 인간으로 계셨던 공생애 기간 동안 내내 계속되었을 것이다. 결국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며 죽음에 다다러서야  그 죄의 속성을 스스로 끊으셨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런 의미에서 죄 없는 순수한 상태의 완성과 지속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들의 죄를 함께 질머 지고 가셨으니 본질적으로 우리는 죄에서 자유롭다.  


물리적 환경이 만들어 내는 불행한 상태를 ‘고통’이라 표현해야 맞을 듯싶다.  그래서 고통은 ‘불행하다는 생각’보다 상대적으로 벗어나기 수월하다. 고통의 원인과 환경을 개선하고 나면 대부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통이 깊어 그 흔적이 마음에 새겨졌고 씨앗을 키웠다면 그것은 문제다.


죄는 정신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일종의 유보 상태다.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타인은 그 상태에 대하여 전혀 감지하지 못한다. 죄의 상태가 현실에 투영될 때 비로소 ‘범죄’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는 ‘범죄’는 처벌까지 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고 드러나지 않은 ‘죄’는 무시할 수 있는 문제일까? 아니다. 범죄는 세상에서 죗값을 치르지만,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죄는 값을 치르지 않은 채, 더욱 성장하여 결국 우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망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라 영혼의 죽음이다.  


내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불행과 고통을 구별하는 것이다.

불행은 정신을 황폐화하고 스스로를 서서히 소진시키며 필연적으로 ‘사망’으로 우리를 끓어간다.

결코 하나님은 우리의 맘속에 불행을 심지 않으신다. 고통을 통해 우리를 연단하시기는 하지만 결코 불행으로 인도하지는 않으신다. 그래서 불행은 철저하게 ‘사단’의 계략이다.  


우리는 흔히 불행을 ‘그림자’로 비유하곤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결코 그림자에 벗어 날 수 없다면, 외부로 부터의 도움이 필요하다. 바로 빛이다. 이것은 너무도 간단하고 자명한 원리다. 이러한 손쉬운 방법을 부인한다면 그림자가 짙어져 어둠이 된다.  어둠 속에서는 방향 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니 탈출은 불가능하다. 오직 빛 만이 그 길을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해 왔었다.

결국, 그 씨앗이 더 자라지 않고 이만 한 까닭은 간간히 찾았던 빛 되신 예수님 때문이었다. 논리적으로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그 어떤 이유도 없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끝없이 돌이키는 일과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일 외에는  없다.


이것이 나의 신앙고백이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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