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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겔 Oct 17. 2021

일요일

10월 17일 12시 17분, 맑음

나른한 일요일 느지막히 방에서 나와

클리셰처럼 포근한 햇살을 커피향으로 채우고


냉장고 모터 소리마저 잠에서 덜 깬

고요함으로 가득찬 시공간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는 다행스러움과

분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은


오늘의 페이지도 넘어가고 만다는

자연의 이치가 무서워 파르르 떨리고 있건만


고요함에 파묻혀 다시 눈 감고 귀 닫아

태초에 내가 온 곳으로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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