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May 30. 2019

가족도 보살피고 도둑도 잡고

넷기어 알로 프로2 (Netgear Arlo Pro2) 홈CCTV 리뷰

내 과자 누가 꺼내 먹은 거야? 자리에 CCTV라도 달아놓아야겠어 ㅎㅎ


라는 농담은 이제 거의 현실이 되었다. 자동차에도 블랙박스가 하나씩 있고 건물 안과 길거리 구석구석에 온통 CCTV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집, 거실, 방, 사무실의 내 자리는 과연 안전할까? 오히려 안전하지 않다. 왜냐면 CCTV가 없으니까. 하다못해 사무실의 내 서랍에 쌓여 있던 주전부리가 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의심은 커지고 물어보기도 뭐하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이 외에 거동이 불편한 노부모님, 기어 다니기 시작한 어린 아기, 제멋대로인 고양이 등 집 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CCTV 하나쯤… 하는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리뷰한 제품은 넷기어의 알로 프로 2다. 공유기를 비롯해 여러 네트워크 장비를 제조하는 세계적 브랜드인 넷기어. 알로 프로 2는 실내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어디서든지 카메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제품이다. 게다가 카메라는 무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비싸지만 쓰기 편하고 훌륭한 홈 CCTV다.  


알로 프로 2는 전작인 알로 프로보다 카메라에 개선이 이뤄진 제품이다. 화각이 130˚로 더 넓어졌으며 화질도 1080p급으로 개선되었다. 구성품은 알차다. 카메라는 기본으로 2대가 들어있다. 따라서 배터리도 2개.  


배터리 용량은 2,440mAh인데 작동 시간이 상당히 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상시 전원을 공급해주기 위한 용도로 기다란 Micro USB 케이블과 어댑터가 동봉되어 있지만, 굳이 거추장스럽게 연결해 놓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직접 설치해서 써본 결과로는 일주일에 50% 정도가 소모되었다.  


연결하는 것도 간단하다. ‘공유기’란 게 뭐고 어디에 있는지만 알면 작동시킬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내부의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상시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원리이므로, 실내에 있는 공유기의 남는 랜 포트와 알로 프로 2 베이스 스테이션의 이더넷 포트를 연결해주고 전원을 공급해주면 된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서 하라는 대로 쭉쭉 누르면 사용 환경이 갖춰진다. 그다음 SYNC 버튼을 눌러 카메라를 하나씩 붙여주면 된다. 참 쉽죠? 

다만 앱의 매뉴얼 및 인터페이스 등 모든 게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글보다 직관성이 좀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제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 이럴 줄 알았으면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놓을 걸…이라는 후회도 되었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영어라서 쓰다 보면 금세 또 익숙해진다. 


알로 프로 2의 카메라의 편리한 점은 무선 연결도 물론 그렇지만 자석으로 턱턱 붙일 수 있어서다. 카메라 무게는 배터리 포함 230g 정도인데 자력이 매우 강력하므로 혹시나 떨어질까 걱정은 필요 없다. 손으로 떼어낼 때도 힘을 꽤 들여야 하는 정도니까. 냉장고 문 같은 곳, 철로 만들어진 모든 곳에 탁탁 붙이면 설치 끝. 혹시 상시 전원을 꼭 공급해야겠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테면…  


벽에 나사를 하나 박고 이 마운트 스탠드를 슬쩍 걸어 놓는 것이다. 볼에 카메라를 붙이면 각도 조절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철제 벽에 카메라를 그냥 붙이는 것보다 원하는 구도를 잡기도 편하다. 전/월세나 임대가 아닌 자기 소유의 공간일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설치하자.


참고로 이것은 마운트 스탠드 없이 철제 문틀에 45도 각도로 매우 절묘하게 붙여 설치한 모습이다. 일주일 째 아무리 문을 쾅쾅 여닫아도 흐트러짐이 없다. 이렇게 보니 카메라 디자인도 꽤 예쁘다. 작고 심플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점도 좋다.  


베이스 스테이션과 카메라는 무선으로 연결된다. 최대 인식 거리는 약 90m. 운동장에 설치할 게 아니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하나의 스테이션에 최대 5개의 카메라를 연결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추가로 카메라만 구매할 수도 있다. 참고로 카메라 단품 1대의 가격은 26만원. 뭐… 웬만한 상황이라면 2대 정도로도 충분할 거다.  


앱에서 각 카메라의 실시간 화면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단순한 기능 말고도 매뉴얼 녹화, 캡쳐, 밝기 조절, 펌웨어 업데이트 등 많은 작업이 가능하다. 원하는 작동 시간 스케줄을 설정할 수도 있고, 특정한 영역 안에서의 움직임만 감지하게 하거나, 움직임 인식의 정도, 감지 시 녹화 시간, 사운드 감지 설정, 영상 화질, 성능과 배터리균형 조절 등, 상당히 디테일하게 카메라를 다룰 수 있다. 참고로 앱에서는 물론, 넷기어 알로 웹페이지에서도 모든 설정이 동일하게 가능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쉽고 편하다. 영어만 아니었다면…

처음 설치하면 카메라에 움직임이 감지되었을 때 앱과 이메일 푸시로 알려준다는 설정이 기본으로 되어 있는데, 사람이 많은 사무실 등에 설치할 때는 5분 사이에 수십 개의 같은 이메일이 쌓여 있는 걸 확인하고 싶지 않다면 꼭 알림 설정을 한 번 확인하는 걸 권장한다. 


영상 화질은 1080p급의 해상도인데 스마트폰 화면이나 모니터에서 출력되는 듯한 Full HD 같은 쨍한 인상은 아니고 720p에 포샵 후보정을 거쳐 업스케일링한 듯 살짝 러프한 느낌이다. 하지만 CCTV임을 감안하면 훌륭하다. 인체의 움직임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확대 시 표정도 꽤 훤하게 볼 수 있는 정도다. 빛이 없는 밤에는 자동으로 나이트 비전 모드로 돌입한다. 비록 흑백이지만 물체 식별에는 거의 문제 없을 정도다.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보시길.



영상과 사진은 넷기어 자체 클라우드에 7일간 보관된다. 다만 예전 영상을 뒤져볼 경우 로딩의 압박이 좀 있는 편. 베이스 스테이션 뒷면의 USB 포트에 메모리를 꽂아서 써도 된다.


밖에 나와 있는데, 실내에서 절대 있을 수 없을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럴 때는 마음속으로 ‘요시’를 외치며 앱에서 사이렌을 켜자. 베이스 스테이션에는 100dB 수준으로 사이렌 소리를 출력할 수 있는 스피커가 들어있다. 거수자가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혹은 음성 모드를 켜고 목소리로 직접 엄중히 경고를 해줘도 된다. 카메라에도 마이크와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어서 현장의 소리를 듣거나 말을 전할 수 있다. 음성 출력은 아이나 반려동물, 노부모님과 간단히 소통하기에도 좋다.  


넷기어 알로 프로 2를 일주일 넘게 쭉 사용해봤는데 딱히 불편했던 점 없이 언제든 현장을 확인하기 좋았다. 마음이 한결 편하고 든든해졌다. CCTV를 간단히 집에 구축하고 싶은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과 언제나 함께하고픈 사람, 아기를 보살펴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 생각된다. 가격은 60만원선. 



장점

– 무선 연결
– 쉬운 설치
– 생각보다 괜찮은 화질
– 오래 가는 배터리
– 디테일한 설정이 가능한 앱


단점

– 한글 메뉴 미지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